한국일보

컴퓨터 세대를 위한 창의교육

2018-09-24 (월) 데이지 민 교육 전략가, 발런틴스 인턴십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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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녀들은 인터넷, 컴퓨터 세대들이다. 단 한 시간도 컴퓨터나 스마트폰 없이 버티기 힘든 세대들이다. 이렇듯 기계와 평생 살아가야 하는 자녀들에게 공부보다 꼭 필요한 것이 창의성이다. 창의성을 개발하고 교육시키기 위해 문화생활 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세미나 때마다 부모에게 얼마나 자주 자녀와 함께 문화생활을 하는지 물어보곤 한다. 그때마다 대답은 일년에 한번 또는 아예 자녀와 문화생활을 해본 적이 없는 부모도 있다.

창의 교육의 실천은 문화생활에서 부터 시작된다. 문화생활을 하라고 하면 어렵고 힘들어 하는 부모가 많다. 부모가 어려서부터 문화 생활을 많이 하지 않았다면 더욱 그렇다. 가끔 영화와 여행은 가지만, 뮤지컬이나 연극 또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가려고 계획하는 부모는 많지 않다.

15년째 매년 여름마다 LA 그리스피팍에서 하는 셰익스피어 연극 페스티벌이 얼마 전 막을 내렸다. 매년 셰익스피어 작품 중 하나를 선택해서 무료로 공연하는 행사이다. 올해는 세익스피어의 ‘한 여름밤의 꿈’을 공연했다.


야외공연이라 각자 준비해온 간단한 저녁과 디저트를 먹으며 돗자리를 펴고 베개를 베고 담요를 덮고 편안하게 연극을 볼수 있다. 정말 색다른 경험이고 자칫 무섭고 지루할 수 있는 셰익스피어 작품을 자녀와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 필자가 살펴보니 약 100여명이 왔는데, 아쉽게도 그중 한국계 아시안 학생과 부모는 없었다. 이런 좋은 행사를 다니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 한국 부모들과 학생들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창의교육이 필요하고 학교교육이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창의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도 학교 교육에만 의존하는 것은 옳지 않다. 창의교육의 실천은 학교가 아닌 가정에서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가정에서 얼마든지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창의 교육을 할수 있다.

창의교육을 위해 문화생활을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자녀 학교 성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 가면 고전 소설을 많이 읽는다. 어릴 때부터 문화생활을 통해 다양한 고전을 접한 학생일수록 어렵고 지루한 고전 책읽기를 즐겨한다. 문화생활의 시작이 바로 우등생이 되는 비결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많이 다닌 학생들일수록 고등학교 때 듣는 대학수준의 AP역사나 AP미술사 등에서 좋은 성적이 나올 확률이 높다.
대학 지원시 어떤 대학은 최근에 본 뮤지컬 또는 음악회가 무엇이며 감명깊은 작품이 무엇인지 묻기도 한다.

문화생활 실천이 창의교육의 시작이다. 문화생활이 어렵다면 자녀와 주말을 이용해 창의적인 이벤트를 해보는 것도 좋다. 요리 또는 베이킹을 해 보거나 여러 다양한 재료들로 그림을 그려보자. 또는 가까운 곳에 나가 사진을 찍어보자. 스마트 폰 카메라로 얼마든지 훌륭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주제를 정해 간단한 삼행시나 짧은 시를 써보는 것도 좋다. 이렇듯 작은 이벤트라도 새로운 경험은 호기심과 창의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자녀를 위해 처음 시작하는 문화생활이 낯설고 불편하고 흥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부모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배우려는 노력은 자녀에게 훌륭한 교육이 된다. 자녀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고 했다. 부모가 소극적이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꺼린다면 자녀도 그럴 확률이 높다. 가정에서 실천하는 문화생활과 작은 이벤트들이 컴퓨터 세대인 우리 자녀들을 글로벌하고 창의적인 인재로 만들어 줄 것이다.
상담 문의 daisymincounselor@gmail.com

<데이지 민 교육 전략가, 발런틴스 인턴십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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