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플라스틱제로··· ‘플라스틱 없는 일상’ 실천하는 사람들

2018-09-19 (수) 김주영 기자ㆍ박서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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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나무 빨대·나무 칫솔 “자연을 위해 착한 일” ··· 이 뿌듯함이 나를 바꿨다

#플라스틱제로··· ‘플라스틱 없는 일상’ 실천하는 사람들

종이와 대나무, 스테인리스, 유리 소재 빨대를 배치해 촬영한 ‘#플라스틱제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등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자는 의미를 담았다.

#플라스틱제로··· ‘플라스틱 없는 일상’ 실천하는 사람들

면 생리대를 사용하고 있는 이유주씨는“일회용 제품보다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제로··· ‘플라스틱 없는 일상’ 실천하는 사람들

얼마 쓰지 않고 버려지는 플라스틱에 비해 스테인리스 제품은 오래 써도 변형이나 냄새 배임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백미리씨 제공


#플라스틱제로··· ‘플라스틱 없는 일상’ 실천하는 사람들

환경을 생각하면 나무 칫솔만한 게 없지만 칫솔모가 잘 빠지고 곰팡이가 슬 위험이 높아 사용상 주의가 필요하다. /김민영씨 제공

#플라스틱제로··· ‘플라스틱 없는 일상’ 실천하는 사람들

맨 위부터) 나무 장난감은 아이들이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강민희씨 제공 자투리 면 원단에 비즈왁스(밀랍)를 코팅한 밀랍 랩은 집에서도 쉽게 만들어 쓸 수 있다. /홍주야씨 제공 삼베 실로 만든 수세미와 고체 세제를 쓰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강민희씨 제공


#플라스틱제로··· ‘플라스틱 없는 일상’ 실천하는 사람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플라스틱제로’ ‘#제로웨이스트’ 선언이 꼬리를 물고 있다. 나부터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여 환경을 지키고 사람을 살리자는 취지다. 플라스틱의 편리함에 길들여진 세상에서 플라스틱을 배제한 삶은 불편과 고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고난의 길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플라스틱 빨대 대신 대나무 빨대를 고집하는 사람들, 플라스틱을 쓰지 않아 생기는 불이익보다 자연을 위해 착한 일을 하는 뿌듯함이 더 크다는 이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 다회용 빨대

장윤미(27)씨는 7월 초 인터넷 쇼핑몰에서 스테인리스 빨대 4개와 세척 솔로 구성된 세트를 9,900원에 구입했다.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힌 바다거북 영상을 본 직후였다. 플라스틱 빨대를 쓰지 않겠다는 다짐은 일회용 컵이나 비닐봉지를 피하는 습관으로 발전했고 이제는 바다거북에 대한 죄책감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다. 하지만 빨대를 세척할 공간이 마땅치 않은 점은 늘 아쉽다. 장씨는 “카페에 빨대나 텀블러를 세척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나무 빨대를 쓰는 최하은(21)씨 역시 플라스틱 제로를 향한 길이 “절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좋은 습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잖나”라고 반문했다. 최씨는 “빨대 하나에 2,000~3,000원 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가볍고 부드러운데다 특유의 나무 냄새도 좋다. 다만, “버블티나 스무디를 마실 수 있을 만큼 구경이 큰 제품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 면 생리대

요가 강사 이유주(28)씨는 6개월 전부터 면 생리대를 사용하고 있다. 이씨는 “일회용 생리대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접착제나 방수 재질, 포장 비닐 등 오염 물질로 인해 환경이 나빠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가 입게 된다”며 “내 몸만큼 환경을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면제품 사용을 결심했다”고 했다. 10만원 정도 되는 초기 구입 비용이 만만치 않고 사용한 생리대를 손가방에 다시 넣어야 하는 등 불편한 점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씨는 “생리 자체가 불편한 일이고 17년간 그로 인해 겪은 고초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보다 자연에 착한 일 하나 더 한다는 뿌듯함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 나무 또는 생분해 플라스틱 칫솔

농촌에 거주하는 김민영(37)씨 가족은 분리배출이 쉽지 않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3개월 전부터 나무 칫솔을 쓰기 시작했다. 개당 5,000원 정도로 일반 칫솔에 비해 2배 이상 비싸지만 다 쓰고 나면 땅에 묻을 수 있다는 점이 끌렸다. 하지만 칫솔모가 잘 빠지고 손잡이에 곰팡이가 잘 스는 문제가 있었다. 결국 자연상태에서 분해가 잘 되는 생분해 플라스틱 칫솔을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 김씨는 “일반 플라스틱 칫솔보다 디자인이나 기능성이 다소 떨어지고 가격도 비싸지만 나무 칫솔보다는 실용적이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 스테인리스 식기

“깨지거나 녹슬지 않아 오래도록 버리지 않아도 되니 환경에 좋다. 특유의 멋스러움도 있고 쓸수록 손에 익어 애착이 생긴다.” 워킹맘 백미리(31)씨는 스테인리스 예찬자다. 백씨는 올해 초 환경 관련 책을 읽고 나서 식기와 텀블러, 빨대는 물론 대야와 빨래집게까지 스테인리스 제품으로 바꿨다. 가정에서 쓰는 모든 플라스틱 제품을 스테인리스로 바꾸고 싶었지만 제품이 다양하지 못해 아쉬웠다. 백씨는 “스테인리스가 플라스틱보다 3~4배 비싸지만 한번 구입하면 10년 넘게 쓸 수 있어 오히려 경제적”이라고 했다.

# 비즈왁스 랩

주부 홍주야(44)씨는 얼마 전 해외 유튜브 영상을 통해 비즈왁스(밀랍) 랩 제조법을 배웠다. 요리하고 남은 채소를 비닐 랩이나 플라스틱 용기 대신 보관할 방법을 찾던 중이었다. 홍씨는 “집에 있는 자투리 면 원단을 활용하면 13,800원짜리 밀랍 250g으로 랩 25장 정도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랩 한 장 만드는 데 필요한 밀랍이 10g 정도이므로 장당 원가는 500원꼴이다. 밀랍 랩은 물에 살짝 씻어 말리면 재사용이 가능하고 환경호르몬 걱정도 없지만 비닐 랩보다 밀착력이 떨어져 음식의 신선도를 오래 유지하기는 어렵다.

<김주영 기자ㆍ박서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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