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 대대적 이민단속 ‘대충돌’… 전쟁터 방불

2025-06-09 (월) 02:13:21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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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바시장 등 체포 작전
▶ 한인업체 ‘앰비언스’ 급습

▶ 반발 시위 사흘째 격화
▶ 백악관 “군 2천명 투입”
▶ 한인 등 이민자 불안 고조

LA 대대적 이민단속 ‘대충돌’… 전쟁터 방불

LA 지역 대대적 이민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대가 8일 LA 다운타운 로이벌 연방 빌딩 앞에서 사흘째 시위를 벌인 가운데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 및 주 방위군과 충돌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연방 국토안보부와 연방수사국(FBI) 및 마약국 요원들로 이뤄진 대규모 단속반이 지난 6일 LA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스를 비롯한 LA 곳곳에서 한인 업체 등을 겨냥한 대대적으로 급습 불체자 단속을 벌여 이민자 수백명이 체포되면서 커뮤니티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에 대한 반발시위가 격화돼 지난 6일부터 사흘째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발생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을 연방 편제로 전환해 LA 시위 진압에 투입하는 강수를 들고 나와 이민 단속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금요일인 지난 6일 LA 다운타운 자바시장과 한인타운 인근 홈디포 주차장 등에 연방 이민단속 요원들이 들이닥쳐 불체자 급습 단속을 펼치면서 비롯됐다. 이날 오전 다운타운 타운 애비뉴에 위치한 한인 운영 대형 의류업체 ‘앰비언스 어패럴’ 사업장 두 군데에서 불체자 단속이 이뤄져 일부 직원들이 체포됐다. 인근 한인 업주는 “연방 이민 단속 요원들이 중무장을 하고 업체에 들이닥쳐 다짜고짜 직원들의 신분증을 확인했다”며 “금요일 오전에 급습을 단행해 자바의 한인 업주들이 많이 놀랐고 당황했다. 현재 자바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전했다.


이어 다음날인 7일에도 파라마운트 등 남가주 일원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당국의 급습 이민자 단속이 계속 펼쳐져 ICE는 이틀간 약 118명을 체포했으며, 일부는 전과가 있는 불법체류자라고 밝혔다. 그러나 단속 과정에서 시위대와 충돌이 발생했고, 당국은 최루탄과 페퍼볼, 깡통탄 등을 사용해 해산에 나섰다. 파라마운트와 캄튼 등 일부 지역에서는 차량이 불타고, 쓰레기통에 불이 붙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이처럼 연방 이민 당국의 대대적 불체자 단속에 대한 반발 시위가 사흘째 격화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2,000명을 연방 편제로 전환해 LA에 투입했다. 이같은 조치는 주지사의 동의 없이 군 병력을 배치한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1965년 시민권 운동 당시 존슨 대통령의 주방위군 연방화 이후 약 60년 만에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LA에서 벌어지는 무법 상태를 바로잡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폭동과 약탈은 연방이 정리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LA 시와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면 연방정부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방부 피트 헤그세스 장관도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해병대 투입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긴장 수위를 높였다. 이같은 시위는 일요일인 8일 LA 다운타운 로이벌 연방 빌딩 앞에서도 벌어져 시위대가 연방 빌딩 방어에 나선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 및 경찰과 대치하다 충돌이 빚어졌다.

이같은 상황 속에 한인사회는 이번 단속과 반발 시위 및 충돌에 따른 군 병력 배치에 큰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

LA 다운타운 자바시장 내 한인 의류업체 ‘앰비언스 어패럴’이 ICE 단속의 직접적인 표적이 됐으며, 현장에서 방탄복을 착용한 연방 요원들이 진입해 직원 여러 명을 구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LA 총영사관은 “현재까지 한국 국적자의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근 4개월간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한인 대상 단속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밝혔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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