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캐버노 성폭행 미수 피해자 “의회서 증언”

2018-09-1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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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 통해 밝혀, 백악관 “증언 들어야”

▶ 인준 지연엔 반대

캐버노 성폭행 미수 피해자 “의회서 증언”

수잔 콜린스 상원의원(공화·메인)이 17일 워싱턴 DC 의회 집무실 앞에서 기자들에게 캐버논 지명자가 거짓말을 했다면 대법원 판사 자격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AP]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성폭행 미수 의혹과 관련, 피해 여성이 의회에서 직접 공개적으로 증언하겠다는 의사를 17일 표명했다.

이에 따라 당초 20일로 예정된 상원 법사위 인준 표결절차의 연기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캐버노 지명자의 인준 작업이 여야 간 대치 속에 진통을 겪고 있다.

고등학생 때인 1980년대 초 캐버노 지명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전날 공개적으로 폭로한 크리스틴 포드의 변호인인 데브라 캐츠 변호사는 이날 NBC 방송 인터뷰에서 “포드가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어떤 일도 감수하고 할 의향이 있다”며 포드가 법사위에서 증언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캐츠 변호사는 또한 포드가 캐버노의 당시 공격에 대해 ‘강간 미수’ 라고 생각한다며 “그녀는 캐버노가 극도로 만취한 상태만 아니었다면 실제로 성폭행을 당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캐츠 변호사는 캐버노의 지명 철회 여부에 대해 포드가 특별한 입장을 갖고 있지는 않다면서 “이번 공개는 정치적으로 동기가 부여된 행동이 아니다. 그녀는 당초 이 사건을 공개하길 꺼렸다”고 설명했다.

캐츠 변호사는 ABC 방송 인터뷰에서도 “포드가 의회의 조사 과정에 기꺼이 협력할 의사가 있지만, 워싱턴에서 벌어지는 ‘유혈극’의 일부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포드는 제2의 ‘애니타 힐’이 되고 싶어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애니타 힐은 1991년 미국 연방대법관 인준청문회에서 당시 대법관 후보이자 자신의 상사인 클래런스 토마스의 성희롱을 고발한 흑인 여성변호사다.

백악관은 포드에 대한 증언을 충분히 청취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인준 절차 지연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일단 캐버노 지명자를 ‘엄호’하고 있다.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 여성은 모욕당하거나 무시당해서는 안 된다”며 의회에서 증언이 청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 과정으로 인해 과도하게 캐버노 지명자에 대한 표결이 지연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콘웨이 선임고문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캐버노는 앞서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6차례에 걸쳐 검증을 받은 바 있다. 그 과정은 매우 철저하다. 여러분에게 장담할 수 있다”며 옹호에 나섰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법사위는 오는 20일 캐버노 지명자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이 이번 사건을 들어 표결 연기를 주장하고 공화당 일부도 이에 동조하고 있어 표결 전 피해 여성인 포드의 진술 청취가 현실화될지 관심을 끈다.


한편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는 17일 자신에 대해 제기된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 의혹에 대해 무고라고 주장하며 전면 부인했다.

캐버노 지명자는 이날 백악관을 통해 낸 성명을 통해 “이는 완전히 무고이다”라며 “피해자라는 여성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짓을 그녀든 어떤 누구에게도 결코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일이 결코 일어난 적이 없기 때문에 그녀가 어제 자신의 신원을 밝히기 전까지 나는 누가 이러한 혐의를 주장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캐버노 지명자는 “이러한 무고 주장을 반박하고 나의 결백함을 증명하기 위해 상원 법사위가 적절하다고 여기는 어떤 방식으로든 법사위에 진술하겠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인 크리스틴 포드는 16일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자신의 신원을 밝히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언급, 파장이 커지자 이날 다시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포드는 전날 WP 인터뷰에서 1980년대 초 메릴랜드 주 몽고메리 카운티의 한 집에 열린 고교생 모임에서 비틀거릴 정도로 취한 캐버노와 그의 친구가 자신을 침실에 가둔 뒤, 친구가 보는 앞에서 캐버노가 침대 위로 꼼짝 못 하게 몰아넣고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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