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약 같은 친구

2018-09-17 (월) 12:00:00 전태원 /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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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문제로 친구지간에는 물론이요, 부자, 모자지간에도 법정에 서는 일이 비일비재한 게 현실이다. 몇 푼 되지도 않는 돈 때문에 천륜, 인륜을 저버리는 세상에 큰 가르침을 주는 미담이 있어 소개한다.

얼마 전 친구들이 부부동반으로 모였을 때였다. 한 친구가 암수술을 받고 퇴원했는데 다른 부위에 전혀 전이가 없다고 해서 반갑고 감사하는 마음에 내가 자리를 마련했다.

나이가 들다보니 주위의 벗들이 하나 둘 씩 떠나가고 적적할 때 말동무라도 되어 줄 수 있는 친구가 손을 꼽을 정도이다. 친구의 병세가 생명을 위협하는 정도가 아니라니 눈물겹도록 고마운 심정이었다. 그런데 이 친구 역시 “자네는 정말 보약 같은 친구” 라며 내 마음에 답례를 하는 것이었다.


지난 7월 배우 조지 클루니가 이탈리아에서 스쿠터를 몰고 촬영장으로 가다가 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경미한 부상이어서 당일 퇴원할 수 있었다.

클루니는 몇 년 전 친구 14명에게 각각 100만 달러를 선물로 주어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우정을 돈으로 가늠할 수는 없겠지만 세상에서 ‘친구가 최고’라고 한 평소 그의 철학이야 말로 돈 몇 푼에 혈연, 우정까지 저버리는 현 세태에 가르침이 되지 않을 수 없다.

클루니는 “너희가 얼마나 소중한지, 또 내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았으면 한다”며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과연 나는 돈이 있다면 클루니처럼 선심을 쓸 수 있을까. 그런 친구가 몇이나 있을까.

<전태원 /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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