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해피수선’ 권경무·경숙씨 부부 “20년 만에 라디오채널 바꿨어요”

2018-09-14 (금) 11:01:54 라디오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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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든 일터 함께하는 동반자…“재미있고 유용한 정보 많아 AM 1650으로 고정했어요”

‘해피수선’ 권경무·경숙씨 부부 “20년 만에 라디오채널 바꿨어요”

‘해피 수선’의 권경무 권경숙씨 부부. 일터에서 라디오서울과 함께 보내는 하루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침 9시. 가게 문을 열면서 라디오를 튼다. 라디오는 남편 권경무(65)씨가 구두와 핸드백 등을 고치는 가게 앞쪽에 한 대, 옷 수선을 하는 아내 권경숙(64)씨가 일하는 가게 뒤편에 또 한대가 놓여 있다. 오래 된 두 라디오는 가게 문을 닫는 저녁 6시까지 늘 같은 채널에 맞춰져 있다.

이들 부부는 그새 일에 묻혀 지내느라 라디오 방송은 한 곳인 줄 알았다고 한다. 20여년 간 한 방송만 들었다.

서너 달 전 한 손님이 AM 1650 라디오서울을 들어 보도록 권했다. 가게 단골인 이 손님이 전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귓전으로 흘려 들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AM 1650에 처음 다이얼을 맞춰 보았다. 그러고 나서 두 라디오는 이제 채널을 바꿔 고정됐다. 정확하게는 3대, 가게 앞에 세워져 있는 이들 부부의 차 라디오도 AM 1650에 맞춰졌다.


타운 3가와 세라노 코너에 있는 ‘해피 수선’(4237 W. 3rd St. #D) 이야기다.

“’미국이…’ 뭐라더라? 아가씨 이름을 기억 못하겠는데, 참 잘 해요. 정치 이야기를 얼마나 잘 이야기 해주는지”

‘강혜신의 오늘의 미국’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아직 프로그램이나 진행자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권경무씨는 아침 9시부터 라디오 서울의 벗이 된다.

“깜짝 놀랐어요. 윤복숙씨- 전에 방송에서 많이 들었는데 여기서 또 만나니 너무 반가웠어요. 전에 되게 잘했어요, 떠들고, 웃고… 가슴에 들어오는 목소리예요”

아침나절 좀 한가한 시간이어서 인지 이들 부부의 라디오서울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졌다.

“우선 프로그램들이 참 재미있어요. 지루하지 않아요. 유용한 정보도 많네요.”

그래서 채널을 ‘완전 고정’ 했다는 ‘해피 수선’에는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가족이 있다. ‘해피-‘라는 이름에서 얼핏 눈치챌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가게이름 ‘해피’는 이들 부부가 키우던 강아지 이름에서 왔다. 그 해피는 먼저 먼 나라로 갔고, 그 뒤를 이어 4살난 줄리가 매일 이들 부부와 함께 가게로 출근해 하루종일 라디오도 함께 듣는다.

젊었을 때 맞춤양화 기술자와 맞춤양장 전문가로 만나, 부부의 연을 맺고, 지금도 천직인 듯 구두와 옷 수선을 하고 있다는 권경무씨와 권경숙씨 부부.

이들 부부에게서 일상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된 라디오 이야기를 들으면 “라디오, 참 잘 만들어야 겠구나” 라는 깨달음이 새삼스럽고, 알 수 없는 책임감으로 어깨가 묵직하다.

<라디오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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