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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감세안,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 낮다

2018-09-13 (목) 뉴욕 타임스·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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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세안 우려‘기우’에 불과, 주택 가격 계속 상승

▶ 지방세 공제액 제한으로 시장엔 미미한 영향


올해 초 주택 시장의 가장 큰 우려 사항 중 하나가 바로 트럼프 감세안이었다. 감세안이 시행되면 주택 시장 구입자에게 제공되던 세제 혜택이 축소돼 주택 거래가 줄고 가격도 떨어질 것으로 우려됐다. 하지만 감세안이 시행된지 9개월째로 접어든 지금 감세안에 따른 주택 시장의 충격은 거의 감지되지 않고 있다. 기존 우려와 달리 주택 가격은 여전히 상승 중이고 가장 최근에 들어서야 주택 거래가 정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주택 거래가 주춤하고 있는 원인은 감세안에 따른 것이 아니라 매물 부족과 이자율 상승에 더 큰 원인이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감세안 우려는 ‘기우’에 불과

감세안 시행 9개월째인 현재 감세안 시행에 따른 주택 시장 충격 현상의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신규 주택 시장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의 주택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이며 감세안에 따른 충격이 가장 클 것이라던 고가 주택 시장조차 감세안의 영향은 찾기 힘들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가 주택 시장과 재산세율이 높은 지역 중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지지 주) 일부 지역에서만 감세안에 따른 미미한 영향이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을 뿐이다.


지난해 말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안 시행에 대해 가장 큰 우려의 목소리를 냈던 단체 중 한 곳인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다. 그러나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감세안 시행으로 어느 정도의 충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됐다”라며 “하지만 현재까지 주택 시장에서 충격의 여파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라고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분석했다.

■ 가격 하락은 커녕 오히려 상승

감세안 내용 중 가장 우려됐던 항목은 모기지 이자액 공제 혜택 축소와 기본 공제 확대, 재산세 공제 등이다. 감세안 시행으로 기존 100만 달러까지 공제되던 모기지 이자액인 75만 달러로 축소됐고 동시에 기본 공제액이 2배로 확대되면서 모기지 이자액 공제 혜택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또 제한 없이 공제되던 재산세 등 지방세 역시 1만 달러로 제한되면서 가주와 뉴욕 주처럼 재산세율이 높은 지역의 주택 거래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1월 NAR는 의회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감세안 시행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전국 주택 가격이 10% 이상 하락할 수 있고 고가 주택 지역의 하락폭은 더욱 클 것”이라는 경고를 보낸 바 있다. 그러나 감세안 시행 9개월째인 현재 주택 가격이 오히려 더 오르면서 경고의 목소리는 현재 찾아보기 힘들다.

■ 높은 수요가 하락 우려 잠재웠다

뉴욕타임스가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레드핀의 자료를 인용한 분석에 따르면 주택 가격 하락폭이 클 것이라던 LA, 시애틀, 보스턴, 워싱턴 DC,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 대도시 지역의 주택 가격은 감세안 시행 이후로도 지속적인 상승세다.

심지어 전국 주택 중간 가격 역시 감세안 시행 전후로 약간 주춤했을 뿐 감세안 시행 이후 대도시 주택 가격 상승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질로우의 조사에서도 동일한 주택 가격 상승세가 나타났다. 질로우에따르면 올해 6월 전국 주택 중간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약 6%나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직전 1년 기간(2016년6월~2017년6월)과 동일한 상승률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수차례에 걸쳐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 상승세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아 시장 내 주택 구입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것을 입증했다.

■ 감세안 서명 직후 구입 활동 다시 증가

지난해 가을 감세안 내용이 발표되고 의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을 때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고객들로부터 많은 문의 전화를 받았는데 대부분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었다.

워싱턴 DC의 부동산 중개인 앤슬리 스토키스도 고객의 빗발치는 문의 전화를 받았던 중개인 중 한 명이다. 스토키스 중개인의 고객들 역시 감세안이 통과되면 혜택이 줄고 주택 가격이 폭락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쏟아냈다.

스토키스 중개인에 따르면 감세안이 통과를 앞두고 있던 시기에 일시적으로 주택 구입자들의 문의 전화가 끊겼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안에 서명하고 본격적인 시행을 예고한 12월로 접어들자마자 주택 구입자들의 구입 활동이 다시 늘기 시작했다. 스토키스 중개인은 “주택 구입자들이 감세안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고 주택 구입 계획에 감안하고 있지만 주택 구입 가격대를 낮추는 현상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라고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 지방세 공제액 제한만 미미한 영향

감세안 내용 중 지방세 공제액 제한과 관련된 항목만 유일하게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영향은 미미할 정도로 작다. 감세안 시행으로 인해 기존 제한 없이 공제 가능했던 재산세 등 지방세 금액이 최고 1만달러로 제한됐다.

이로 인해 세금보고시 재산세 공제 의존도가 높았던 고가 주택 지역 등에서 주택 거래가 줄고 가격 하락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됐다.

감세안 시행 이후 주택 가격 하락 등의 영향이 실제로 있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질로우는 전국 여러 곳의 주택 시장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질로우는 감세안 시행 전후의 주택 가격에 지방세 공제액 제한, 모기지 이자 공제액 제한, 표준 공제액 확대 등의 시행으로 어떤 변화가 나타났지를 알아봤다.

조사 결과 모기지 이자액 제한과 표준 공제액 확대 등에 따른 주택 가격 증감 현상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5월 이후로 지방세 공제액 제한에 따른 주택 가격 변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질로우가 밝혔다.

질로우에 따르면 지방세 공제액 규모가 상위 10%인 지역에서 감세안 시행 이후로 주택 가격이 약 0.6% 하락한 것으로 감지됐다. 전국적으로는 주택 가격이 약 0.3%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지방세 공제액 하위 10% 지역에서는 주택 가격 변동이 나타나지 않았다.

<뉴욕 타임스·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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