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수술 전과 후 달라진 삶, 여유 있고 담담하게 써

2018-09-10 (월)
크게 작게

▶ 이정아 수필집 ‘불량품’ 출간

수술 전과 후 달라진 삶, 여유 있고 담담하게 써
수술 전과 후 달라진 삶, 여유 있고 담담하게 써

이정아 수필가와 에세이 ‘불량품’.


이정아(사진) 수필집 ‘불량품’(해드림출판사)이 나왔다.

이정아씨는 세 번째 수필집을 내면서 “신장이식을 통보받은 날의 소회를 쓴 글 ‘불량품’을 책 제목으로 삼았다. 수술 전과 후로 나의 삶은 많이 바뀌었다. 그 보고서인 셈이다”고 밝혔다. 또, 오래전 블로그를 통해 인연이 된 구원선 화백의 그림으로 책을 두르니 멋진 책이 되었다는 그는 표지화는 구원선 작품 ‘행복담기-바다가 보이는 풍경’이 장식했고 삽지의 연필화는 나태주 시인이 그려주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세상이 끝날 것 같던 순간 썼던 글인데도 ‘불량품’이라는 제목은 진한 유머가 느껴진다. 살고 싶다는 다급함에서도 토끼 간을 빼먹으려는 거북이가 된 듯 별주부전을 떠올린 그를 보면 천상 글 쓰는 사람이다.


이 책의 마지막 5장 ‘2인자를 위하여’에는 ‘나의 수필쓰기’라는 저자의 글이 실려있다. 지학사가 간행한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에 수록된 글이라고 한다. 글쓴이와 글은 동격이라는 절대적 믿음을 지닌 저자는 “수필이 자신을 드러내는 고백적인 글이어도 원칙은 있다. 남에게 교훈하는 글이나 나를 과시하는 글은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략> 차분한 설득과 조용한 파문이 들어 있어서 그 여운으로 인해 생의 위안을 줄 수 있는 감동의 경지가 수필이라고 배웠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이 바로 그런 글 모음이다. 현재의 삶을 담담하게, 아름다운 눈길로 여유있게 쓴 글. ‘아버지의 유산인’ 불량품 신장과 이를 극복하게 한 ;나의 글쓰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정아 수필가는 경기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고등학교 가정과 교사를 지내다가 1985년 도미했다. 1997년 ‘꽃시장 가는 길’ ‘여자나이’로 한국수필 등단, 재미수필문학가협회회장과 이사장, 한국 수필 작가회, 국제펜클럽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피오피코 코리아타운 도서관 후원회장을 역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1998년부터 2012년까지 본보 칼럼니스트로 활동했고 2004년 제2회 해외한국수필 문학상, 2007년 미주 펜 문학상, 2012년 조경희 문학상 해외작가상, 2014년 국제 펜 문학상 해외작가상을 수상했다. 수필집으로 ‘낯선 숲을 지나며’ ‘선물’ ‘자카란다 꽃잎이 날리는 날’이 있고 5인 동인집 ‘참 좋다’가 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