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 안 팔린다고 에이전트까지 초조해하면 안 된다

2018-09-06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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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러 안심시키는 것이 에이전트의 첫째 임무

▶ 주변에 신규주택단지 건설은 없는지 확인 필요

내놓은 집이 안 팔리면 셀러는 물론 판매를 담당한 리스팅 에이전트도 속이 타들어가긴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에이전트까지 초조해하면 셀러는 더욱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유능한 에이전트라면 시장의 반응이 없더라도 냉정심을 절대로 잃으면 안 된다. 대신 시장의 반응이 왜 냉랭한 지 분석해서 셀러와 향후 전략에 대해 상의해야 한다. 계절적으로도 그렇고 부동산 시장 순환기 상으로도 주택 시장의 열기가 식어가는 시기다. 인터넷 부동산 전문매체 ‘인맨뉴스’가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없을 때 에이전트가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을 소개했다.

■ ‘셀러 안심’이 에이전트의 첫째 임무

시장에 나온 매물보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더 많은 ‘셀러스 마켓’ 지역이 여전히 많다.


한 에이전트는 인기가 높은 지역에 업데이트가 깔끔하게 실시된 타운 하우스 리스팅을 담당하게 됐다. 집을 시장에 내놓고 일주일 만에 실시한 첫 오픈 하우스도 성공적이었다. 오픈 하우스를 찾은 바이어들은 모두 ‘금세 팔리겠네요’라며 한결같이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그런데 성공적인 오픈 하우스와 달리 이후부터 개별적으로 집을 보러 오는 바이어의 발길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오퍼는커녕 바이어들의 발길조차 없자 셀러는 점점 초조한 반응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집을 파는 과정은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한순간이라도 긴장을 놓치면 성공적인 주택 판매는 물 건너 간다. 유능한 에이전트가 반드시 갖춰야 할 업무 능력 중 하나가 바로 셀러를 안심시키는 것이다. 특히 집이 안 팔려 불안해하는 셀러를 안심시켜야 앞으로의 거래도 순조롭게 이어갈 수 있다.

■ 집 내놓은 시기가 문제일 수도

앞선 사례의 에이전트가 집을 내놓은 시기는 독립 기념일 한 주 전이었다. 으레 여름 방학철이면 주택 거래가 활발할 것으로 여겨지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에이전트가 집을 내놓은 독립 기념일 기간은 전국적인 휴가철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시기다.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이다가 이 기간 갑자기 방문자 발길이 뚝 끊기는 경우가 많다.

7월부터 8월 중순 사이도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의 숫자가 감소하는 시기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을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라서 바이어들의 활동이 주춤해진다. 이 밖에도 추수 감사절을 전후로 시작해서 크리스마스와 연말로 이어지는 시기는 매년 주택 거래가 감소하는 시기다.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뜸하다면 같은 회사 동료 에이전트들의 경우는 어떤지 한 번쯤 물어본다. 만약 다른 에이전트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라면 내놓은 매물의 문제보다는 집을 내놓은 시기가 시장의 반응이 미지근한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 오픈하우스 성황과 매매는 별개

집을 내놓고 처음 개최하는 오픈 하우스는 성공적일 때가 많다. 주택 시장이 한산한 시기라도 첫 번째 오픈 하우스를 찾는 방문자의 발길은 늘 기대 이상이다. 하지만 방문자가 많다고 너무 기뻐하기 전에 방문자의 ‘감춰진’ 방문 목적을 파악해야 한다. 흔히 첫 오픈 하우스를 찾는 사람 중에는 이웃 주민 또는 개별 에이전트가 많다.

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매물의 형태와 조건, 가격 등이 궁금한 이웃 주민과 특정 바이어가 없지만 시장 조사를 위해 방문한 에이전트가 주를 이룬다. 집을 구입하려는 뚜렷한 목적이 없는 방문이기 때문에 오퍼로 이어지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낙심할 필요는 없다.

이웃 주민 중에는 집을 찾고 있는 친지나 지인에게 소개하려는 목적으로 굳이 시간을 내 오픈 하우스를 찾은 경우도 상당수다. 오픈 하우스에서 좋은 인상을 받은 에이전트는 적극적으로 바이어를 찾아 나서게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 같은 점을 셀러에게 이해시키도록 하면 좋다.

■ 주변에 혹시 신규 주택 건설은 없는지

한동안 뜸했던 신규 주택 건설이 몇 해 전부터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매물 가뭄 현상에 시달리던 바이어들에게는 좋은 소식이지만 집을 파는 셀러들에게는 기분 좋은 소식이 아니다. 특히 주변에서 신규 주택 단지가 개발되는 경우 내놓은 집의 가격과 조건 등에 대해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만약 새로 지은 집의 가격이 재판매되는 매물의 가격 수준과 큰 차이가 없다면 재판매 주택 매물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뜸해지기 쉽다. 신규 주택 매물에 비해 월등히 높은 조건을 갖추지 않은 이상 집을 보러는 오는 사람이 없다면 ‘낮은 가격’으로 승부하는 길 밖에 없다.

■ 오퍼는 아무리 빨라야 30일 이후부터

시장에 나온 매물은 적은데 사려는 사람이 많다 보니 주택 판매 기간이 기록적으로 단축됐다. 주택 거래가 빠르게 이뤄지는 지역의 경우 집을 내놓은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새 주인을 만날 정도다.

따라서 시장의 열기가 아무리 뜨거운 곳이라도 적어도 한 달은 지나야 오퍼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집을 내놓고 적어도 한 달간은 시장의 반응을 관찰해야 하는 기간이다.

집을 보고 간 사람들의 ‘피드백’(Feddback)을 철저히 점검해 바이어의 방문이 감소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그런 다음 바이어들의 발길을 다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데 ‘가격 인하’ 전략이 사용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전에 방문한 바이어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필요한 경우 적절한 건물 업데이트를 실시할 수도 있고 바이어의 클로징 비용 일부를 부담해주는 조건을 제시해볼 수도 있다.

■ 적합한 바이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시장에 나온 모든 매물이 모든 바이어들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매물은 적어도 한 명 이상의 적합한 바이어를 가지고 있다. 집을 보러 오는 바이어가 뜸하다면 무턱대고 기다리기보다는 매물의 특성을 잘 파악해 ‘적합한 바이어’ 층을 공략해야 한다.

앞선 사례에 소개된 타운 하우스 리스팅의 경우 최신 트렌드가 반영된 업데이트가 실시됐지만 매스터 침실을 2개 갖춘 비교적 소규모 주택이었다. 침실이 적어도 3개 이상 필요한 바이어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한 매물이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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