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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냠~ 면세점도 ‘브랜드 시대’··· 내국인 유혹하다

2018-09-05 (수) 12:00:00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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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사드 보복 등 외국발 리스크 줄이자”

▶ 롯데면세점‘LDF’한글화, 업계 첫 브랜드 마케팅 도입

냠냠~ 면세점도 ‘브랜드 시대’··· 내국인 유혹하다

장선욱(오른쪽 두번째)롯데면세점 대표가 최근 롯데면세점 스타라운지에서 열린 로레알과의 공동 행사에서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면세점>

기업 대신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을 ‘브랜드 마케팅’으로 칭한다. 브랜드 마케팅은 식품업계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다. 브랜드 마케팅의 장점은 소비자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 이런 가운데 국내 면세점 업계가 브랜드 마케팅을 도입하고 나서 화제다. 면세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6월 롯데면세점이 ‘냠’이라는 브랜드를 만들면서 마케팅에 본격 시동을 건 것이다. 이를 통해 내국인 마케팅을 더욱 강화 한다는 전략이다.

면세점 업체들은 그간 한류스타 연예인들을 섭외해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콘서트와 같은 행사를 여는 등 해외 고객들을 공략해 왔다. 외국인 고객들이 매출의 상당수를 책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고객 다변화가 필요해 졌고, 이에 맞춰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도입한 것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냠 캠페인’으로 이미지를 제고하고 고객을 유치해 내국인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냠 영상은 중국어, 일본어, 영어 버전으로도 공개됐다”고 전했다.

◇ 면세업계 첫 브랜드 마케팅…롯데면세점 ‘냠’ = 지난 6월 22일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린 롯데면세점의 패밀리콘서트 행사에서 낯선 단어를 채운 광고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에서는 그룹 슈퍼주니어, 배우 이종석 등 광고모델들이 끊임없이 ‘냠’이라는 단어를 외쳤다.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콘서트 출연진들도 ‘냠’을 외치면 관객 10만 여명이 따라 했다. 하루 종일 외쳤던 ‘냠’은 롯데면세점의 새로운 카피 문구였다.


‘냠’은 롯데면세점의 영문 표기인 ‘Lotte Duty Free’의 이니셜인 ‘LDF’를 한글로 형상화해 만든 카피다. 회사 관계자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기분이 좋아지면 ‘냠’ 소리를 내는 것처럼 롯데면세점에서 기분 좋은 쇼핑을 하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친근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키워드를 통해 브랜드의 선호도를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들과의 거리를 좁히겠다는 의도다.

롯데면세점의 광고모델인 그룹 BTS·슈퍼주니어, 가수 황치열, 배우 이종석 등이 출연한 영상이 공개됐고, 유튜브에서만 전체 1,0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롯데면세점 측은 실제로 캠페인을 시작한 후 시내면세점과 인터넷면세점의 고객이 늘었다고 전했다. 인터넷면세점의 경우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면서 작년에 비해 2배 가까운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전체 매출 내 비중도 25%에 이르고 있다.

◇ 고객과 소통 강화 전략 차원에서 탄생 = ‘냠’은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T1)에서 일부 매장을 철수하면서 이를 만회할 전략을 짜다가 나왔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가 내국인 고객을 겨냥해 이들과 친절하게 소통할 수 있는 전략을 짜 보자고 지시한 게 시작이었다.

결론은 광고 캠페인을 통해 고객들에 친근하게 다가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이었다. 회사 측은 “글자유희를 통해 고객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고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빠른 속도로 전파될 수 있도록 롯데면세점의 또 다른 상징을 만든 셈”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냠’ 광고영상을 유튜브는 물론 네이버 배너, 극장광고, 롯데면세점의 SNS 등으로 확산했다. 특히 명동본점 현수막과 인천공항은 물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강남역 등지에서도 ‘냠’이미지를 이용한 광고를 틀었다.

롯데면세점 측은 이외에도 올해 문을 연 VIP 라운지 ‘스타라운지’에서 로레알과의 콜라보레이션 행사를 열며 VIP 마케팅에도 강화하고 있다. ‘냠’을 통한 내국인 마케팅과 더불어 큰손 고객을 모시기 위한 VIP 마케팅까지 투트랙 전략을 전개함으로써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 내국인 마케팅 강화하는 면세업계 = 다른 면세점 업체들도 내국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은 지난달부터 인터넷면세점에서 내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멤버십 ‘라라클럽’을 운영 중이다. 고객 개인별 특성을 반영해 5가지 유형으로 나눈 멤버십클럽을 통해 맞춤형 혜택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또 오프라인에서는 ‘소확행’ 등 생활 트렌드의 변화에 맞춰 바디·헤어케어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키는 등 다양하게 움직인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달 문을 연 강남점을 내국인 공략의 지렛대로 삼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인접했다는 이점을 등에 업은 것으로, 오픈 후 한 달 동안 내국인 고객 비중이 40%라고 신세계 측은 전했다.

면세업계의 내국인 고객 공략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1년 이상 중국 단체관광이 끊기면서 면세점 업체들의 고객 다변화가 장기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최근처럼 빠르게 변하는 면세점 시장 환경에서는 기업이 먼저 고객에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롯데면세점은 새로운 상징인 ‘냠’을 통해 고객과 더욱 가까워짐은 물론 나아가 업계 선두만이 할 수 있는 트렌드 선도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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