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꿈이 꿈이 아니길

2018-08-30 (목) 이동원 / 매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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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전두환 시절 모든 방송들은 뉴스 시간이 되자마자 전두환 찬양가를 합창하여 소위 ‘땡 전’ 뉴스를 유행시켰다. 요즈음 미국에서는 ‘땡 트럼프’ 뉴스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놓아주지 않고 있다. ‘땡 전’이 아부성이었다면 ‘땡 트럼프’는 각종 비리를 캐고 또 캐어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 준다.

만약 트럼프가 탄핵이라도 된다면 어부지리로 대통령이 되는 부통령 펜스의 극우주의와 근본주의 종교관이 걱정이고 북한을 증오의 대상으로 마침표를 찍는 것이 걱정이다.

아무튼 트럼프가 정말로 탄핵이 된다면 남북한과 북미 관계는 어떻게 흘러갈지 생각만으로도 걱정이 앞선다. 그러한 악몽은 북한으로 하여금 죽어도 미사일 발사를 재개하게 할 것이며 남한에서는 보수들이 바라는 전술 핵무기 배치론이 고개를 들고 동해 바다에는 핵 잠수함과 이지스함 항공모함 구축함들이 몰려들 것이며 ‘죽음의 백조’와 B-52전략 폭격기 최첨단 전투기들이 하늘을 덮을 것이다. 그리고 보수들은 김정은 화형식을 하고 개성공단 임금과 퍼주기로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아우성일 것이다.

한국의 현실에 부아가 치밀지만 지금은 기도를 하고 싶다. 남북한을 위하고 미국을 위하고 나아가서 세계 평화를 위해 종전, 평화협정을 마무리하고 문재인, 김정은, 트럼프가 손을 잡고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는 꿈을 위해 떡이라도 해놓고 빌고 싶다. 한잔의 럼주를 마시며 그 꿈이 꿈이 아니길 기도하고 싶다.

<이동원 / 매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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