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내 좌석에 셀폰 끼어 파손 ‘화재 위험’

2018-08-29 (수) 12:00:00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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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에서만 수차례 발생

▶ 배터리 깨져 연기 발생 소화기 분사 소동도

기내 좌석에 셀폰 끼어 파손 ‘화재 위험’

지난 13일에 이어 25일 휴대폰 압착사고가 발생한 대한항공 비즈니스 좌석. <대한항공 제공>

항공기 내에서 탑승객이 떨어뜨린 휴대폰이 좌석 사이에 끼면서 압착되는 사고가 국적기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휴대폰 압착사고는 휴대폰 배터리가 손상될 경우 기내 화재로 번져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여객기에서 승객이 떨어뜨린 휴대폰이 좌석 사이에 껴 압착되면서 연기가 발생, 기내에서 소화기를 분사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지난 26일 오후11시30분께 인천을 떠나 괌 상공에 도달한 KE111(A330-300)편 기내의 한 좌석 주변에서 연기가 피어 오른 것이다.


원인은 승객이 휴대폰이 좌석 사이에 낀 걸 모른채 좌석을 뒤로 젖히면서 휴대폰이 압착돼 부서진데 따른 것이다.

이같은 사고는 LA 노선에서도 발생했던 것으로 한국일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지난 13일 오후 11시30분 LA발 인천행 대한항공 여객기(KE012) 편에서도 휴대폰이 좌석 사이에 껴 파손되는 압착 사고가 발생했다.

리튬이온으로 된 휴대폰 배터리는 손상될 경우 불꽃을 일으키며 탈 수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기종은 2016년 화재 사고가 잇달아 일어나자 기내 반입이 금지되기도 했다. 갤럭시 노트7도 배터리 불량이 원인이었다.

휴대폰 압착 사고도 비행 도중 발생한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지난 13일 KE012편에 타고 있던 승객은 “승무원으로부터 휴대폰 압착 사고가 전에도 수차례 발생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기내 방송으로 주의하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대한항공 휴대폰 압착 사고는 비즈니스석에서만 발생하고 있다.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엔 좌석을 180도 수평으로 펼 수 있는 ‘프레스티지 슬리퍼 시트’가 장착돼 있다. 승객이 충전하기 위해 손걸이 쪽에 올려놓은 휴대폰이 좌석 사이로 미끄러지고, 승객이 이를 알지 못하고 좌석을 수평으로 펴면 압착되며 화재가 발생하는 것이다. 좌석 중간에 있는 단단한 지지대가 휴대폰을 누르는 ‘송곳’ 역할을 한다.

지난 13일엔 휴대폰 정면의 스크린을 압착해 화재가 나진 않았지만, 25일엔 반대쪽 배터리를 누르면서 연기가 발생했다.

대한항공 측은 이에 대해 휴대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손님의 책임이라며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에서 좌석 압착으로 휴대폰이 파손된 적이 있는 승객은 “지지대를 완충재로 감싸는 등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며 “하지만 대한항공 측에서 반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좌석 사이에 안전장치를 놓아 휴대폰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안전장치 옆으로 휴대폰이 빠지는 경우도 있어 완벽하게 막을 순 없다”고 해명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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