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화상담원 통화연결 이렇게 어려워서야…”

2018-08-24 (금) 12:00:00 김철수 기자
크게 작게

▶ 시정부·항공사 등 민원, 아웃소싱·온라인 처리

▶ 대기시간 길어 불만 고조

지난주 항공권 스케줄 변경을 위해 A 항공사 공항지점에 전화를 건 한인 김모(69)씨는 담당자와 연결되기까지 20분이 넘는 시간을 대기했으나 직원과 통화연결이 되지 않아 결국 한인타운 B 여행사의 도움을 받아 출·도착 일정을 변경할 수 있었다.

김씨는 “계속 기다리라는 메시지만 나올 뿐 도저히 안내직원과 통화를 할 수 없었다”라며 “여행사에 친한 분이 있어 다행히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했지만 항공사 서비스센터 직원을 충원하던지 공항 직원과 이렇게 연결이 어려우면 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최근 집 앞 도로 보수와 관련해 LA시 민원 콜센터에 전화를 건 한인 정모(73)씨도 상담원과 연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뒤 자녀들의 도움을 받아 온라인으로 민원을 신청할 수 있었다. 정씨는 “일주일 넘게 전화를 했는데 도무지 통화 연결이 되지 않아 결국 자녀들 도움을 받아 도로보수 민원을 신청했다”고 하소연했다.


LA 시정부나 한인 기업들이 소비자 및 주민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센터 담당 직원과 연결이 어렵거나 대기 시간이 너무 길다는 한인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서비스센터 관련 업무가 대부분 온라인이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베이스로 전환됨에 따라 영어와 IT에 미숙한 한인 연장자들이 상당히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한인 연장자들의 민원업무 청원건수가 많은 LA 한인회에도 일반 기업 서비스센터나 시정부 담당직원과 통화가 어렵거나 대기 시간이 너무 길다는 불만접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LA 한인회 제프 이 사무국장은 “일단 한인 어르신들의 경우 언어적인 불편함도 있지만 시정부나 항공사 등 일부 기업 서비스센터 담당자와 연락이 힘든 것도 사실”이라며 “너무 답답하다고 한인회를 찾아 관련 민원을 대신 접수해 달라는 한인들이 꽤 있다”고 설명했다.

시정부나 기업 서비스센터 담당자들과 연결이 힘든 이유는 예산적인 문제로 담당 직원 수를 크게 줄이거나 아웃소싱으로 운영하다 보니 관리가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LA 시가 주민들이 생활고충 해결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민원전화 311’의 경우 대기시간이 평균 4분을 넘는 등 상담원 연결을 포기하는 사례도 전체 문의전화 건수 중 약 33%에 이른다.

하지만 서비스 제공업체인 기업이나 LA 시정부 관계자들은 인력적인 문제로 담당직원과 통화를 위한 대기 시간이 평소에 비해 길어진 것은 사실이나, 대부분의 민원을 온라인 시스템 위주로 일원화하는 등 처리 시간은 향상됐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일부 한인들의 경우 장시간 대기했다는 이유로 직원들에게 폭언을 퍼붓거나 화를 내는 등 직원들 가운데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항공사 관계자는 “전화 상담의 경우 얼굴을 보지 않고 대화를 하기 때문에 통화 중 직원들을 무시하거나 짜증을 내는 고객들이 많다”라며 “또한 문의전화 역시 특정 시간대 몰릴 경우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지만 최대한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