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본보 문예공모전 시 부문 입상작] ‘해를 쏘다’
2018-08-22 (수)
병든 대지가 덮고 누운 어둠을 벼랑 끝에 내 몰고
무거운 동공을 따라 너는 용케도 길을 찾았다
어둠은 언제나 너에게는 밥이지
이제 조금 총명 얻으니 나 사람 닮지 않느냐
미처 돌이키지 못한 후회가 거기 남을 뿐 나는 괜찮다
나는 괜찮다
차라리 어디 감추인 어두움 속
죄들어 자해하는 영혼을 찾거나
어둠 들이키며 악을 독백하는 영혼을 찾거라
어둠은 언제나 너에게는 밥이지
밝히운 곳에서야 차마 무슨 가해의 몸짓이 있겠느냐
차마 가해의 무슨 몸짓이 있겠느냐
어느 먼 날
대명천지가 되고 대지가 벌거벗은 줄을 알고 나면
사람들이 하나 둘 너와 정식 승부를 겨룰 게다
‘해를 쏘다’ 김윤
당선소감 l 김금식(필명 김윤)
아내는 내게 가끔은 시를 쓰라고 했다
유난히도 패인 가슴 그곳에 고여드는 것들을 담담히 그저 물 길어내듯 그렇게 시를 쓰라고 했다
이제는 한국일보(미주)가 주는 격려로 시를 써야겠다 부족한 자신과 세상의 아픈 곳을 관조하며 그저 담담히 시를 써야겠다
서툰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신 두 분 시인들께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