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코리아타운 상징 ‘김방앗간’ 사라지나

2018-08-17 (금)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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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주 고 김명한옹, 1973년 오픈 숱한 애환

▶ 건물주 4남이 매각, 친손자“가업 유지 꿈”

코리아타운 상징 ‘김방앗간’ 사라지나

건물 매각으로 8월말 45년간의 올림픽가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장소를 물색하고 있는 김방앗간. <박상혁 기자>

지난 1973년 올림픽가에 오픈해 45년간 LA 한인사회와 애환을 함께 해 온 LA 한인타운 최장수 업체 중 하나인 김방앗간(사진)이 이달 말로 올림픽가 시대를 마감한다.

업계에 따르면 김방앗간이 위치한 건물(3031 W. Olympic Bl. LA)의 소유주인 김기순씨(고 김명한옹의 4남)가 건물을 매각키로 해 현재 에스크로가 진행 중인데 이달 말까지 건물을 비워줘야 할 처지에 놓인 것.

2004년 1월 103세를 일기로 별세한 김명한 옹의 유지를 받들어 김방앗간을 운영해온 손자 제임스 김씨는 16일 “현 건물주인 작은 아버지와 매입자 측의 매입 조건에 따라 이달 말까지 건물을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가능하면 LA 한인타운에서 계속 영업을 하고 싶어 새 장소를 찾고 있으나 아직 찾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제임스 김씨는 한인회장을 지낸 고 김기성씨의 아들이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한인 단골 고객들은 김방앗간이 미주 한인사회 최초의 방앗간으로 LA 한인 이민사의 상징과도 같았다며 아쉬움을 표시하면서 새로운 장소에서 다시 김방앗간의 이름으로 영업을 이어가기를 희망했다.

제임스 김씨는 “할아버지가 만든 김방앗간 간판이라도 보존하고 싶다”며 “45년간 있었던 이 장소를 옮겨야한다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김방앗간은 고 김명한옹이 이민 올 때 가져온 떡 기계 4대로 1969년 웨스턴가에 첫 매장을 오픈했다가 1973년 서울국제공원 옆 올림픽가에 현재의 김방앗간을 열었다.

고 김명한옹은 노인들이 모여 담소를 나눌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았던 70년대에 노인들을 위해 방앗간 옆에 장소를 마련하고 매달 노인잔치를 열어주는 등 한인타운의 사랑방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후 설날과 추석 등 명절에는 김방앗간 떡을 사기위해 한인들이 길게 줄을 서는 등 한인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한편 이 부동산은 지난 1960년 완공, 대지면적 약 0.10 에이커(약 4,356스퀘어피트), 실내면적 4,324스퀘어피트 규모의 단층 건물로 최근 195만달러에 매물로 나왔었다.

건물 매입자는 한인 투자그룹으로 알려졌는데 다양한 재개발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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