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밀취급권 박탈’ 전 CIA 국장 “침묵하도록 위협하려는 결정”

2018-08-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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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레넌 NYT에 기고…트럼프, WSJ 인터뷰서 “이런 사람들이 ‘마녀사냥’ 이끌어”

‘기밀취급권 박탈’ 전 CIA 국장 “침묵하도록 위협하려는 결정”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대통령으로부터 기밀취급 권한을 박탈당한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며 반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도 브레넌 전 국장을 겨냥한 비판을 거듭 쏟아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CIA 국장을 지낸 브레넌 전 국장은 16일 미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기밀취급 권한 박탈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감히 도전하는 인사들이 침묵하도록 위협하기 위한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브레넌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의 공모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확실히 자신과 측근들을 방어에 더 절박해졌다"면서 이것이 기밀취급 권한을 박탈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16일 헬싱키에서의 미러 정상회담 직후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은 반역적인 것과 다름없다"면서 "그는 푸틴의 호주머니 속에 있었다"며 직격탄을 날렸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의혹을 문제 삼지 않고 오히려 푸틴 대통령을 옹호하는 등 저자세를 취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브레넌 전 국장은 기고문에서 "로버트 뮬러 특검과 그의 팀이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 누구로부터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임무를 완수하도록 허용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면서 "러시아와 공모는 없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한마디로 얼토당토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남은 유일한 의문은 공모가 형사상 책임이 있는 공모에 해당하는지, 공모를 은폐하기 위한 사법방해가 있었는지, 트럼프 조직의 얼마나 많은 구성원이 돈세탁 등을 통해 자신들의 주머니로 돈을 털어 넣음으로써 정부를 속이려 했는지 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둔 2016년 7월 당시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해킹당한 이메일을 찾도록 러시아에 공개적으로 촉구했다면서 "이는 다른 나라에 미국 시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도록 조장한 것일 뿐 아니라 자신의 추종자들이 미국의 주요 적국과 협력하도록 승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브레넌 전 국장은 트위터를 통해서도 기밀취급 권한 박탈은 "언론 자유를 억압하고 비판을 응징하기 위한 광범위한 시도의 일환"이라면서 "정보 전문가들을 포함해 모든 미국인을 심각히 우려스럽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브레넌 전 국장이 책임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러시아 스캔들)은 조작된 마녀사냥이며, 가짜"라면서 "이런 사람들이 그것을 이끌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레넌 전 국장에 이어 기밀취급 권한 박탈을 검토하고 있는 전직 미 정보·안보관계자들을 겨냥해 "나는 리스트에 있는 이런 많은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들은 겉과 속이 다르고, 좋은 사람들이 아니다"면서 "그래서 그것(기밀취급 권한 박탈)은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대독한 성명에서 브레넌 전 국장의 기밀취급 권한 박탈을 발표하면서 "우리 행정부 내에서 고위 관료들이 브레넌과 상의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그의 변덕스러운 행위와 행동으로 인한 위험보다 더 작다"며 "그 행위와 행동은 전문가적인 예의범절의 한계를 훨씬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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