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클로저 켄리 잰슨의 공백으로 인한 타격이 얼마나 큰 지를 실감하고 있다. 이번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눈부신 역투에도 불구, 또 다시 승리 문턱에서 불펜 붕괴로 역전패를 당해 4연패의 늪에 빠졌다.

다저스는 13일 다저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3연전 시리즈 1차전에서 2-1로 앞서던 9회초 2사 후에만 4점을 내주고 2-5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 주밀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4연전 시리즈를 앞두고 잰슨이 심장박동 이상증세를 호소, 병원에 실려 가면서 DL에 올라 전열에서 이탈한 이후 로키스와의 마지막 3게임을 모두 1점차로 패했던 다저스는 홈에 돌아와 치른 첫 경기에서 또 다시 막판 역전패의 고배를 마셨다.

다저스는 이날 패배로 시즌 64승56패(승률 .533)을 기록, 콜로라도 로키스(63승55패, 승률 .534)에도 승차없이 승률에서 뒤지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로 밀려났다. 조 선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65승55패)와는 1게임차다.

이날 경기는 다저스와 자이언츠의 두 수퍼에이스 커쇼와 매디슨 범가너의 에이스 대결로 주목받았던 경기였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투수들인 커쇼와 범가너의 충돌은 이번이 통산 11번째이자 지난 2016년 9월19일이후 거의 2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었다.

이날 맞대결은 커쇼가 판정승을 거뒀지만 결국은 웃지 못했다. 커쇼는 8이닝동안 자이언츠 타선을 상대로 삼진 9개를 뽑아내며 4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을 뿐 아니라 타석에서도 범가너를 상대로 2루타로 뽑아 선취점을 뽑아내는 등 투타에서 모두 범가너에 우위를 보였다. 범가너 역시 6이닝동안 홈런 1방 포함, 7안타 2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석에서도 2타수 1안타를 때렸지만 이번 대결에선 커쇼에게 밀렸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커쇼는 1회초 자이언츠 선두 앤드루 맥커천에 중전안타를 맞으며 경기를 시작했으나 1사 후 버스터 포지를 2루 병살타로 유도해 깔끔하게 이닝을 마친 뒤 5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또 타석에서도 4회말 2사 1루에서 범가너를 상대로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려 1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이며 선취타점까지 올렸다. 다저스는 5회말 저스틴 터너의 좌중간 솔로홈런으로 리드를 2-0으로 벌렸다.

자이언츠는 6회초 스티븐 두가의 2루타에 이어 범가너가 좌전안타를 때려 무사 1, 3루 찬스를 만들고 맥커천의 3루땅볼로 1점을 만회, 1-2로 따라붙었으나 커쇼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엔 더 이상 출루하지 못하고 8회까지 1-2로 끌려가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잰슨이 빠진 다저스 불펜은 끝내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잰슨 대신 클로저 자리에 기용된 불펜 멤버들이 돌아가며 연일 쓴 맛을 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스캇 알렉산더가 0.2이닝동안 4안타로 4실점(3자책점)하며 블론세이브와 패전의 멍에를 한꺼번에 떠안았다. 알렉산더는 1사 후 체이스 다노와 포지에게 연속안타를 맞은 뒤 내야땅볼로 투아웃을 잡았으나 끝내 마지막 아웃을 잡지 못했다. 어스틴 슬레이터에게 몸 맞는 볼을 내줘 2사 만루에 몰린 알렉산더는 닉 헌들리에 우중간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맞았고 이어 고키스 에르난데스에 중전적시타와 1루수 맥스 먼시의 실책으로 2점을 더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저스는 이날 허무한 역전패 외에도 2루수 브라이언 도저가 8회를 마친 뒤 어지러움 증세를 호소하며 경기를 떠나고 불펜투수 잔 액스포드는 주말 경기에서 오른쪽 다리 골절상을 입은 것이 밝혀져 15일 부상자명단에 오르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도저는 심전도 테스트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돼 정밀검사를 받게 됐다.

한편 류현진은 15일 오후 7시10분(LA시간)부터 다저스테디엄에서 벌어지는 자이언츠와 시리즈 3차전에 선발등판, 지난 5월2일 이후 105일만에 복귀전에 나선다. 이 경기는 다저스 케이블 중계채널인 스포츠넷 LA외에 공중파 채널 5로도 중계된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