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다름의 미학

2018-08-13 (월) 김유진 카운슬러
작게 크게
다름의 미학

김유진 카운슬러

가정상담소 서머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을 보고 있자면 절로 미소가 나온다. 비슷한 또래이지만 모두가 다른 얼굴,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나이답지 않게 당차고 리더십 넘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조용하고 부끄럼 많지만 꼼꼼하게 과제를 완성하는 아이, 미소가 예쁘고 애교가 넘치는 아이 등 각자 가진 성격과 특성이 다르다. 이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다름은 아름답다!”고 느껴진다. 아이들 각자의 특징들이 한 아이 한 아이를 내 머리에 각인시키도록 해준다.

이러한 아름다움은 슬프게도 아이가 자라나며 많은 부분 파괴되어 진다. 아이들의 다양한 성격과 특성들은 소위, 사회적 요구와 분위기에 의해 약화되어지는데, 사회가 말하는 “상황에 적합한 행동” 혹은 “나이에 걸맞은 행동”을 요구 받다 보면 아이들은 자신의 특성대로 행동하기보다 사회가 원하는 “착한” 혹은 “똑똑한” 아이로 행동하게 된다. 결국 아이가 가진 고유의 특성과 성격, 즉 아름다움이 사라지는 것이다.


일부의 부모들이 보이는 잘못된 그러나 가장 흔한 양육 방식 중 하는 “~해야 한다” 혹은 “~해서는 안된다”는 당위적 명령을 하는 것이다. 때로는 식사를 거르려고 하는 아이, 공공장소에서 떠드는 아이, 학교숙제를 하지 않으려는 아이에게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알려줘야 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삶의 모든 면에서 당위적 명령을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자율성과 자유롭고 무한한 창조성이 사라지게 된다. 이러한 아이가 성장하여 어른이 되면, 누군가의 명령이 없이는 스스로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는 의존적이고 수동적인 사람이 되어버리고 만다.

또 다른 대표적인 잘못된 양육 방식은 내 아이를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을 통해서 내 아이를 보게 되면, 내 아이의 장점을 찾기가 힘들어진다. 내 아이가 아무리 그림을 잘 그린다 해도, 더 잘 그리는 누군가와 비교하면 늘 부족하기 때문이다.

비교는 아이의 자존감을 낮추며, 아이 고유의 성격과 특성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 버릴 뿐 아니라 이러한 특성이 ‘잘못된’ 것이라 느끼게 만든다. 부모가 ‘다른 아이들은 다 이렇게 하는데 왜 너는 이렇게 못하니?”라고 말을 하면, 아이는 다름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게 되어 창조적이고 독특한 자신의 특성을 억누르게 된다.

아이의 특성과 성격을 개발하고 유지해 주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조금 느리고 답답하더라도 기다려 주고 아이가 어떤 문제에 부딪쳤을 때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부모는 아이가 왜 그러한 선택을 했는지 선택과 행동의 결과가 무엇인지를 함께 이야기하고 조언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아이의 다름을 장점으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 부모도 ‘처음’이다보니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다를 때 내 아이가 무엇인가 잘못된 게 아닌가 불안하게 된다. 그리고 아이가 잘못된 것이 모두 내 탓 같고, 내 아이가 뒤쳐질까 걱정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칭찬과 인정보다 지시적이고 지나친 훈육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다름은 아름다움이다. 내 아이의 독특한 면들을 칭찬해주고 인정해준다면, 아이는 창조적이고 매력적인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김유진 카운슬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