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픈 삶을 감사로 생각하기

2018-08-08 (수) 12:00:00 방무심 /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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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후 영원한 안식처로 갈 때까지 누구나 아픔에서 자유스러울 수가 없다. 주위에서 아픈 분들의 소식을 종종 듣게 되는 요즈음 나 역시 몸이 전과 같지 않다. 혹시 병이 아닌가 하는 불안과 근심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나이가 되었나 보다.

엊그제는 같은 모임의 지인 한 분이 한국에서 치료를 받고 오랜만에 돌아와서 반갑게 만났다. 늘 명랑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편한 분인데 건강상 한동안 산행을 쉬게 되어 마음이 아프다.

언젠가는 결국 거센 태풍에 고목나무 쓰러지듯이 떠나가는 삶이라 해도 지금 볼 수가 있고, 들을 수 있고,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자고 다짐하며 마음 편히 지내려 한다. 아이들이 떠나간 허전한 둥지에는 아직은 옆 지기가 있으니 혼자가 아닌 것에 감사하고 더욱이 말동무가 되어 주니 고맙다.


뒤돌아보면 동트기 전에 집을 나와 달을 바라보면서 집으로 향했던 20여 년간의 세월 동안 에는 언제나 편히 쉬겠나 생각을 했었다. 지금이 그토록 기다렸던 때라는 사실을 알고 더없이 편안한 시간인 줄을 기억하며 지내야겠다. 그동안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진 생각과 행동에 적당한 쉼표를 얹고 마음에는 늘 푸근하고 평온함이 가득한 생활이면 좋겠다.

몸이 좀 불편하더라도 나보다 더 힘든 분들을 기억하면서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생활하는 노년이 되기를 소망한다.

<방무심 /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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