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산불·홍수·지진… 잔인한 여름
▶ 캘리포니아·유럽전역이, 연쇄화마 ‘파이어네이도’

캘리포니아가 동시다발 대형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북가주 레익 카운티의 레익포트 지역에서 지난달 30일 추가로 발생한 산불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AP]
7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미국과 한국, 유럽 등 북반구를 달군 ‘역대급’ 폭염과 산불, 지진, 홍수 등 자연재해와 기상이변으로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았다. 고온 건조한 기후 속에 시작된 산불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었고, 폭염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북유럽까지 역대 최고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전 세계가 신음했다.
■가주 ‘화염 소용돌이’
캘리포니아는 산불이 ‘화염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급속도로 번져 역대급 화마에 휩싸였다.
지난달 23일 샌프란시스코 북쪽 약 250마일 떨어진 샤스타 카운티에서 차량 화재로 시작된 불은 새크라멘토 강을 넘어 레딩 지역 등으로 순식간에 확산돼 덴버시보다도 넒은 약 10만3,700에이커가 소실됐다.
또 지난달 31일가지 총 1,200여 채의 건물과 주택이 파괴됐고, 할머니와 증손주 등 8명이 숨지고 주민 3만8,000여 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지는 재난영화와 같은 상황이다.
캘리포니아 역사상 7번째 최악으로 기록된 레딩 지역의 ‘카 파이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역시 북가주의 멘도치노와 레익 등 2개 카운티에서 비슷한 형태의 새로운 쌍둥이 산불이 발화해 주민들을 위협하면서 수천명이 대피하는 등 ‘화염 지옥’이 계속되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 겨울 많이 내린 비에 초목이 무성해졌다가 여름 폭염과 건조한 기후에 바짝 말라붙으면서 주 전체가 거대한 불쏘시개처럼 돼버렸다. 특히 산불 지역에서 만들어진 소용돌이치듯 뜨거운 바람이 산불(파이어)과 소용돌이 바람(토네이도)의 합성어인 ‘파이어네이도’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폭우·폭염·태풍까지
일본은 올 여름 날씨 관련 재해로 7월에만 300명이 넘는 사람이 숨졌다. 7월 초 서일본 지역을 강타한 홍수와 산사태로만 최소 220명이 숨졌다. 또 집중호우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또다시 폭염이 덮쳐 열사병 등 온열 질환 추정 증세로 추가로 116명이 사망했다.
일본에는 월말에 태풍까지 찾아왔다. 29일 제12호 태풍 ‘종다리’가 일본 열도를 횡단하면서 정전, 항공기·철도 운행 중단 등 피해가 속출했다.
한국도 낮 최고기온이 무려 섭씨 40도까지 올라가는 기록적인 더위가 2주 넘게 지속되면서 관련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유례없는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지난달 31일 폭우로 인한 홍수가 닥쳐 3명이 사망하고 수도 하노인 지역 마을들이 물에 잠겼다.
■유럽도 비상
유럽에서는 북부, 남부 가릴 것 없이 산불로 비상이다. 그리스에서는 지난달 23일 시작된 산불로 지금까지 91명이 목숨을 잃었다. 수도 아테네 외곽에서 발생한 산불은 그리스 북동부 해안도시의 주택가로 번져 건물 1,000채가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피해를 당했다.
상대적으로 ‘선선한’ 여름을 즐겼던 스웨덴에서도 올해 건조하고 무더운 날씨로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일어났다. 산불은 보름 이상 계속되면서 막대한 피해를 냈다.
인도네시아에선 땅까지 흔들렸다. 지난달 29일 휴양지로 유명한 인도네시아 롬복 섬의 북동쪽 린자니 화산 인근에서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했다. 여진도 60여차례 뒤따랐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은 이번 지진으로 최소 10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