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 훈센 총리가 29일 프놈페 남브의 한 투표소를 찾아 기표한 후 기표용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AP]
제1야당이 해산된 가운데 치러진 캄보디아 총선에서 훈센 총리가 이끄는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이 모든 의석을 싹쓸이했다고 밝혔다.
30일 현지 언론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CPP는 전날 실시된 총선 개표결과를 자체 집계한 결과 125석의 전체 의석 모두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속 이산 CPP 대변인은 “캄보디아인민당은 전체 유효투표의 77.5%를 얻어 모든 의석을 휩쓸었다”며 “다른 정당은 단 한 석의 의석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1985년부터 무려 33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하면서 현역 지도자로는 최장수 기록을 세운 훈센은 2023년까지 5년 더 권좌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유권자 약 830만 명이 등록한 이번 총선에는 여당인 CPP와 19개의 군소·신생 야당 등 모두 20개 정당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외형상 민주적 총선이지만 실제로는 여당 승리가 불을 보듯 뻔한 비민주적인 엉터리 선거라는 비판이 투표 전부터 이어졌다.
훈센이 제1야당을 강제해산하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면서 사실상 총선 승리 여건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훈센은 강력한 라이벌인 캄보디아구국당(CNPR)이 외부 세력과 결탁해 정부 전복을 시도한다며 지난해 11월 당을 강제 해산하고 소속 의원들의 정치 참여를 금지했다.
또 훈센은 정부에 비판적인 신문인 캄보디아 데일리와 프놈펜 포스트 등에 ‘세금 폭탄’을 던져 폐간 또는 매각을 유도했고, 총선을 하루 앞둔 28일부터 17개 독립 언론사의 웹사이트에 대한 접속도 차단했다.
한편, 캄보디아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식 개표결과를 다음 달 15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