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인3각 경기

2018-07-30 (월) 12:00:00 양주옥 /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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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의 자녀 결혼식을 다녀왔다. 혼자 사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결혼 적령기도 늦어져서 혼기 찬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이 느는 요즘 세상에 반갑고 복된 자리였다. 혼자 사는 것이 좋은 점도 있겠지만 결혼해서 함께 살면서 배우고 느끼고 얻는 것들이 훨씬 많다고 생각하기에 난 결혼을 주장하는 편이다.

부모의 심정이 되어 하객의 자리에 앉아 함께 눈물을 흘리곤 하는데 우리 아이들이 모두 출가를 하고 난 다음엔 부모로 그 자리에 앉으면 어떤 심정인지 알기에 더 그렇다. 그러면서 한편 자녀들의 입장을 생각해 보았다.

열심히 공부하고 안정된 직장에 다니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한다는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어른 되는 과정이 또한 쉽지 않다. 결혼 준비부터 둘이 하나가 되려니 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결혼식 당일은 그 절정이다.


너무나 싱그럽고 멋진 신랑과 신부 그리고 친지와 하객들을 보면서 난 갑자기 어린 시절 운동회에서 함께했던 2인3각 경기가 떠올랐다. 서로 호흡을 맞춰야 잘 달릴 수 있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앞서 서두르면 넘어지고 상처만 남을 뿐 끝까지 달릴 수 없다.

신혼부부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렇게 서로를 배려하고 더 겸손해져야 이 세상 모든 인간관계에서도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양주옥 /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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