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t. San Jacinto(10834’) - Tram Route
Palm Springs Tramway.
Jean Peak (10670’)쪽에서 바라본 Mt. San Jacinto의 정상부.
등산로를 걷는 등산인들.
육지속의 섬으로도 불리는, 사막속의 아름다운 산이 있으니, 바로 우리 남가주에서 2번째의 고봉이면서, 열사의 땅 Palm Springs 에 위치해 있는 Mt. San Jacinto 이다. LA 한인타운에서는 약 120마일의 다소 먼 거리이나, 거의 전 구간을 Freeway를 통해서 가기 때문에, 2시간 내외의 운전으로 닿을 수 있어, 그렇게 멀지만은 않은 셈이라, 우리 한인 등산동호인들이 자주 찾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5~6억년전 쯤에는 온통 바다였었다는 이 산은, 지각의 구조면으로 보면 태평양판에 속하는데, 이 산과 Banning Pass(=San Gorgonio Pass)를 사이에 두고 바로 북쪽으로 이웃하고 있는 남가주의 제1봉인 Mt. San Gorgonio(11503’)는 지각 자체가 다른 북미판에 속함으로서, 남가주의 제1, 제2봉이 매우 가깝게 있긴 하지만, 실상은 서로 다른 지각위에 우뚝 솟아있어, ‘가깝지만 먼 이웃’ 인 셈이고, 화성에서 온 남자 Gorgonio 와 금성에서 온 여자 Jacinto 가 한 곳에 터를 잡고 마주보며 수천만년을 해로하고 있는 부부와도 같다고 하겠다.
이러한 서로 다른 두개의 지각이 맞물려 있다는 사실은 결국 이 두 산의 사이를, 남북으로 810마일에 걸쳐 뻗어있는, San Andrea 단층이 지나가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 단층이야말로 견우성과 직녀성을 갈라놓는다는 저 하늘위의 미리내를 닮았다고 연상해 볼 수도 있겠다.
또한 이 Mt. San Jacinto는, 남가주에서 멕시코의 Baja California 의 남단까지 태평양연안을 따라 남북으로 930마일에 걸쳐 벋어 내리는 산줄기들인 Peninsula Ranges 의 북단에 속하며, 이 Ranges에서의 제1봉이기도 하다.
오늘은 이 산 정상을 오르는 루트중에서 가장 쉬운 루트이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루트인, 케이블 카(Tram)를 타고 해발고도 8516’ 까지 오른 후에, 걸어서 정상을 오르는 ‘Tram Route’를 소개한다. 왕복 12마일에 순등반고도는 3032’ 이고, 산행에만 총 7시간 내외가 소요되는데, Mt. Baldy 등 약간의 고산등산의 경험이 있으면 무난히 오를 수 있을 것이다.
가는 길
LA 한인타운에서 10번 Freeway East를 탔다가, Downtown 인근에서 60번 Freeway East 로 갈아탄 후, 75.7마일을 달리면 다시 10번 Freeway East에 합쳐지게 되는데, 여기서부터 18.2마일을 더 가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111번 도로로 바꿔 탄다. 8.5마일을 가면 오른쪽으로 Tramway 안내판이 있다. 이를 따라 3.9마일을 들어가면 Palm Springs Aerial Tramway의 주차장이다.
Tram은 평일은 오전 10시부터, 주말과 공휴일엔 오전 8시부터 운행되며, 산위에서 내려오는 것은 밤 9시45분이 막차가 된다.
왕복요금은 성인 23.95달러, 3~12세 어린이는 16.95달러, 62세 이상의 시니어는 21.95달러인데, AAA 멤버는 약간의 할인혜택이 있다. 연락처: 1 Tramway, Palm Springs, CA 92262; 전화: 760-325-1449
등산코스
2.5마일 길이의 Tramway가 설치되어 있는 아슬아슬 아찔아찔한 급경사의 계곡이 Chino Canyon이다. 아래쪽 Valley Station의 해발고도가 2643’인데, 단 10분만에 고도 8516’의 Mountain Station에 닿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열사의 사막 한가운데에 있었는데, 눈 깜짝하는 순간에 푸르른 송림이 울창한 고도 2600m의 고산지대에 우리를 사뿐히 내려놓는 저 Tram이라는 존재는, 바로 미국판 램프의 요정 ‘지니’가 아닌가 여겨진다.
우리들 대부분이 아직 태어나기 전인 1935년에, Banning 지역을 지나던 Francis Crocker라는 젊은 전기기술자가, 더운 날씨로 흘러내리는 이마의 땀을 닦다가, 바로 머리위로 흰눈에 덮여있는 Mt. San Jacinto 의 산정을 보게 되면서, 말도 안되는 바보같은 ‘Tramway’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씨앗이 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언론에서는 이를 ‘Crocker’s Folly’라고 표현했다는데, Mt. San Jacinto 정상에서 서쪽으로 가까이 있는 봉우리 ‘Folly Peak’의 이름이 여기에서 기인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장기간에 걸친 갖은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거의 100여명의 사람들을 품에 안고, 무려 6000’ 의 고도를, 단 10분 만에 솟구쳐 오르는 이 Tram 은 1963년에 첫 운행을 할 수 있었는데, 곧바로 “세계의 8번째 불가사의”라는 경탄의 대상이 되었고, 현재까지 16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세계최대의 회전식 트램을 타고 “사막의 별천지, Mt. San Jacinto”에 올랐다고 한다.
본격적인 산행은 Mountain Station에서 서쪽으로 내려가면서 시작된다. 0.3마일을 가면 오른쪽으로 Long Valley Ranger Station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무료입산허가를 받아야 한다. 필요하면 이곳에서 무료로 식수를 병에 채울 수 있다.
허가를 받은 후 계속 서쪽으로 뻗어나가는 등산로를 따라가는데 0.1마일쯤의 거리에 이르면 왼쪽으로 길이 갈라진다. Landells Peak(9356’)이 있는 1마일 거리의 Hidden Divide Natural Preserve 로 이어지는 길인데, 우리는 그냥 직진이다.
아름드리 소나무들과 전나무들이 하늘을 찌르듯 솟아있는 숲길을 따라간다. 조금 전에 산밑에 있을 때의 그 황량한 분위기와는 너무나 다른 청량한 기온과 무성한 푸르름 속에, 건기가 아니라면 맑은 시냇물도 흘러간다. 숲속 여기저기에 자리를 잡고 있는 큰 바위덩이들이 또한 운치를 더해주고 있으니, 솔밭사이로 시냇물이 흐르는 이곳이 바로 하늘위의 오아시스이며 별유천지가 아닐까 싶다. 한여름에도 송림 사이의 그늘길은 시원하고 향기로우며, 주로 밟기에 편안한 부드러운 흙길이다.
Tram Station에서부터 2.1마일 지점에 좌측으로 갈라지는 길이 있는데, 이 역시 Hidden Divide로 통하는 길이다. 계속 직진하는 숲길을 걸어 0.3마일을 나가면 정면으로 필요시에만 이따금 이용되는 자그마한 레인저용 건물이 있는 3거리에 이르게 된다. 2.4마일을 온 곳으로 Round Valley 이다. 바로 등산로 옆에 있는 상수도에서 시원한 물을 받을 수 있다. 이곳에서 Tamarack Valley 쪽이 아닌 왼쪽으로 나아간다. 처음의 Long Valley Ranger Station의 고도가 8159’이고 이곳 Round Valley 의 고도가 9055’ 이니, 걷기에 편안한 완만한 오름길이었던 셈인데, 이러한 추세가 대체로 정상까지 이어지므로 시종 여유있는 걸음으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Round Valley에서 1마일을 지나오면 3거리인 Wellman Divide(9720’)에 이른다. 좌측으로 난 길은 주로 Idyllwild의 Humber Park에서 올라오는 길이고, 정상으로 가는 길은 우측이다. 이곳에서는 남쪽으로 멀리 산줄기들이 이리저리 뻗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왼쪽은 주로 Toro Peak을 제1봉으로 하는 Santa Rosa 산맥이고, 오른측은 Tahquitz Peak 으로부터 시작되어 남쪽으로 뻗어가는 Desert Divide의 줄기이다.
다시 북쪽으로 난 길을 따라 정상을 향한다. 키가 낮은 Chinquapin 이 빽빽하게 자라있는 산록에 구불구불 뚫려있는 오솔길의 좌측은 이곳의 제2봉인 Jean Peak(10670’)의 동편 기슭이고, 우측은 원근의 산봉우리들이 바라뵈는 시야가 탁 트인 곳인데, 그 중에 가까이로 정상부가 유난히 뾰쪽한 산은 Tamarack Valley를 통하여 닿을 수 있는 급경사의 Cornell Peak (9750’)으로, 최정상점에 오르는 것이 대단히 위태로운 봉우리이다.
대략 1.3마일 정도를 지나면 길이 오른쪽으로 직각으로 휘어지는데, Jean Peak의 기슭에서 벗어나 San Jacinto의 기슭에 들어서는 지점이다. 오른쪽 발아래로 펼쳐지는 푸르른 숲의 선연함과 산줄기의 아스라한 선미가 감탄을 자아낸다.
0.5마일 가까이 길게 이어지는 길이 한번 좌측으로 크게 꺾인 후에는 오래지 않아 이정판이 서있는 3거리에 이른다. 남서쪽 기슭에서 시작되는 여러 등산로들이 중간에 하나로 통합되어져 올라오는 저쪽의 길과, 북동쪽 기슭에서 시작되는 길들이 올라오며 하나로 통합되어진 이쪽의 길이, 마지막으로 통합되는 곳이다. 이제 정상은 하나의 등산로로 불과 0.3마일만을 남겨놓고 있을 뿐이다.
오른쪽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간다. 0.2마일쯤을 오르면 돌을 쌓아 운치있게 만든 대피소 건물이 우측에 있다. 다시 왼쪽으로 굽어지는 발자취를 따르면 이내 커다란 바위덩이들이 겹겹으로 얼기설기 피라미드같이 쌓여져 있는 정상에 올라서게 된다. 고도10834’ 라는 정상표지판이 있다.
정상표지판에서 몇걸음만 더 동북쪽으로 가면, 수직으로 거의 2마일에 달하는 높이 아래로 Banning Pass가 아스라하다. 드넓은 Coachella Valley 가 아득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사막의 오아시스 Palm Springs가 신기하고, 텅빈 사막에서 무공해 청정에너지를 얻어내는 풍력발전의 Wind Farm 이 이채롭다. Mt. San Gorgonio(11503’)의 남성다운 웅자가 바로 눈앞이고, 눈에 익은 Mt. Baldy(10064’)의 줄기는 왼쪽으로 저 멀리다. 시야가 대단히 광활하다.
100 여년전에 바로 이 자리에 올랐던 John Muir는 “지구상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웅장한 광경” 이라고 감탄을 했다고 하는데, 여러분과 나의 감탄성은 과연 무엇이 될지 궁금하다. “말을 하고는 싶지만, 말 자체를 이미 잊었노라”는 옛시인 도연명의 감회를 빌려보나? 아니다, 표절을 하느니 보다는 차라리 조금 전에 무심코 새어나왔던 소박한 내 말이 더 떳떳하겠다. “와 ~ ! 햐 ~ !” / 정진옥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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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