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꽃축제

2018-07-20 (금) 정 줄리아 / 애나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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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감성이 무뎌진 것일까. 나는 미국이 불꽃축제에 많은 의미를 두는 것에 대해 이 문화의 정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난감하다. 먼저 연기로 인한 대기오염이 염려가 되고 공중에서 빵빵 터지는 굉음, 상공에서 흩날리는 재 가루와 흩어지는 불씨들, 게다가 불꽃을 구경하며 운전하는 운전자들에게는 아주 위험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한때는 나도 불꽃축제를 보러 심한 교통체증과 주차의 어려움을 견뎌가며 기꺼이 나가 구경하곤 했다. 하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첫 번 째로 경험했던 불꽃축제의 웅장함과 화려함은 그 색이 바래어갔고 언제부터인가 환경을 오염시키는 안 좋은 축제문화로 바라보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국경일 또는 연중행사가 있는 곳이면 의례히 불꽃쇼로 피날레를 장식하기도 한다. 어린이들이 많이 모이는 놀이동산 같은 곳에서도 매일 밤 불꽃쇼를 벌인다. 동심이 충만한 어린이들에게는 이보다 더 재미있는 볼거리가 있을까. 다만, 그 불꽃쇼가 아주 특별한 날에 국가가 정해준 기관에 의해 정해진 장소에서만 특별한 축제용으로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각 주마다 불꽃놀이를 허용하는 법이 다르나, 개인이 할 수 있는 불꽃놀이는 제한되어야 한다. 얼마 전 독립기념일을 기념해 이웃주민이 주차장 바로 옆에서 개념 없이 수많은 불꽃을 날린 탓에 길은 난장판이 되었고 주차되어 있는 몇몇 차량 위로 재 가루가 쌓였다. 그 불씨들이 길 위에서 다 타서 망정이지 나뭇잎이나 식물을 태웠다면 큰 불로 이어질 수 있는 아주 위험한 상황이었다.

특히 남가주처럼 따뜻하고 습하지 않은 날씨의 환경이라면 더더욱 위험하다. 지역 경찰서에 알아보니 그로 인해 사람이 다쳤다거나 건물, 또는 차가 파손되지 않았다면 크게 제지를 안 한다고 했다. 이 모든 상황이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비단 나뿐일까? 더군다나, 아주 어린 아기들이나 애완동물들은 빵빵 터지는 굉음에 영문도 모르고 울음을 터트리고 벌벌 떤다.

우리도 이제는 불꽃축제가 야기하는 환경오염과 위험요소에 더 관심을 가지고 무분별한 불꽃놀이를 줄이고 조심하는데 힘써야 되지 않을까 싶다.

<정 줄리아 / 애나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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