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화학 2위→6위·지구과학 3위→8위… 4차혁명 누가 이끄나

2018-07-18 (수) 고광본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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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국제올림피아드서 뒷걸음

▶ 원자력·조선도 학생들 외면, 경쟁력 하락 불보듯

한국정부는 지난 2월 말 ‘제4차 과학기술기본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수학·과학 교육의 질적 수준을 세계 36위(2016년 기준)에서 오는 2040년에는 15위로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암기식 위주에서 탈피해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올해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우리 대표팀이 거둔 성적을 보면 자칫하면 ‘청사진’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학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과학고 등 영재고가 일부 입시교육 위주로 변질되고 국내 최고의 영재고인 서울과학고에서 의대 진학률이 20%대나 된다는 점에서 수학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표팀이 IMO에서 2015년 3위, 2016년 2위, 지난해 1위로 상승하다 올해 갑자기 7위로 추락해 수학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국제화학올림피아드도 2015년 1위, 2016년 2위에서 지난해 6위로 떨어졌고 국제지구과학올림피아드 역시 지난해 8위로 전년 대비 5단계나 떨어졌다.

지난해 국제생물올림피아드와 국제중등과학올림피아드는 각각 5위, 10위에 그쳤다. 국제물리올림피아드는 지난해 1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성적은 미지수다.


IMO는 20세 미만 청소년 대표팀이 대수·기하·정수·조합 네 분야에서 이틀간 6문제(9시간)를 푼다. 그만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수적인 종합적인 사고력과 논리력·창의력을 평가받게 된다. 따라서 글로벌 영재들이 자웅을 겨루는 국제올림피아드에서 우리 엘리트 청소년들의 수학 실력이 추락했다는 것은 결국 중장기적으로 우리 기초과학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2021학년도 수능부터 수학의 기하·벡터를 빼기로 해 과학기술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등 수학 교육 약화를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고광본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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