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리한 밤샘운행 예사… 안전사고 위험 ‘상존’

2018-07-16 (월)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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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명 사상 후 2년만에 또 대형사고, 한인 승객위한 제도적장치 마련 시급

▶ ■툭하면 터지는 카지노 버스사고 왜?

무리한 밤샘운행 예사… 안전사고 위험 ‘상존’

지난 14일 새벽 LA 다운타운 지역 10번 프리웨이 서쪽 방면에서 한인타운 카지노 버스가 사고로 옆으로 전복돼 있는 가운데 분리대 충돌방지 시설이 산산조각 나 있어 사고 당시 충격을 말해주고 있다. [AP]

14일 새벽 LA 다운타운 10번 프리웨이에서 발생한 카지노 버스 사고는 2016년 13명이 사망하고 31명이 부상을 당해 캘리포니아주 대형버스 관련 최악의 교통사고로 기록된 카지노 버스 사건 이후 2년만에 다시 발생해 대형 카지노 버스 운행의 안전 문제를 다시 한 번 제기하고 있다. 사고를 조사 중인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CHP) 측은 사고의 원인과 관련, 음주나 약물 운전은 관계가 없다며 정확한 원인을 수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 버스도 남가주 인근 카지노에서 LA 한인타운으로 향하는 손님들을 태우고 밤샘 운행을 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카지노 버스를 상대로 제기돼 왔던 졸음운전 등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 사고 버스인 QH 익스프레스는 로즈미드 소재의 회사로, 하루에 한번 LA 한인타운 올림픽/베렌도에서 팔라 카지노까지 1인당 왕복 2달러씩을 받고 영업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카지노 버스는 특히 매일 한인타운에서 오후 6시에 출발해 팔라 카지노로 향한 뒤. 다시 새벽 2시에 승객들을 태우고 한인타운으로 돌아오는 밤샘 운행을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사고 버스는 프리웨이에 설치된 충격방지 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계속 콘크리트 교각을 충돌하면서 차체의 앞쪽 부분이 크게 파손돼 추돌 사고의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를 짐작케 했다. CHP와 당국에 따르면 이날 사고로 사망자는 없었으나 차량이 전복돼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탑승객 일부가 큰 부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고로 부상을 입은 25명의 승객들 중 부상이 심한 4명은 응급실이 갖춰져 있는 USC LA 카운티 병원으로 이송됐고, 나머지 경상자들은 다운타운 소재 캘리포니아 메디칼센터와 LA 한인타운 굿사마리탄 병원과 세인트 빈센트 병원으로 분산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지역 언론들은 연방교통안전기록을 인용해 QH 익스프레스 회사가 지난 2년 동안 실시한 12번의 안전검사에서 2대의 차량에 결함이 발견됐으나, 이는 전국 평균보다 현저하게 낮은 수치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새벽 2시께 카지노를 출발해 LA 한인타운으로 운행하는 버스 운전사가 졸음 운전을 했거나 출구로 진입하기 위해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차량이 중심을 잃고 교각을 충돌하다 전복됐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본보는 15일 QH 익스프레스사에 연락을 취했으나 관계자는 사고와 관련한 모든 대답을 회피했다.

한편 이번 사고처럼 카지노 버스 사고가 계속되면서 한인들도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만큼 버스 탑승객들을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왕복 5달러 미만의 저렴한 비용으로 고객을 카지노로 실어 나르는 ‘버스 비즈니스’가 급성장하고 있지만 버스 탑승객들을 보호하는 내용의 연방 또는 가주 규정은 사실상 무용지물인데다, 단속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16년 11월부터 새로 출고되는 고속버스와 투어버스에 안전벨트 장착을 의무화하는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규정이 시행되고 있지만 사고 버스처럼 오래 된 버스 탑승자들에게는 의미가 없다.

CHP 관계자는 “버스 내 안전벨트와 관련, CHP는 연방 규정만 집행한다”며 “관광버스 내 안전벨트 장착 여부는 단속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CHP는 매년 특정 버스회사를 무작위로 선정해 해당회사가 보유한 버스들을 검사하고 있다. 그러나 연간 CHP의 검사를 받는 버스는 전체의 30%에 불과하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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