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때 그 사람

2018-07-13 (금) 김길홍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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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사람

김길홍 목사·시인

민주화의 촛불과 함께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이 열리고 나라 주변의 사정이 시시각각 달라지는 급물살을 보면서 생각나는 분이 있다. 문익환 목사다. 그는 성직자요 학자요, 시인이고 애국자였다.

청소년 시절 그는 윤동주 시인과 같은 동문으로 문학 활동을 했다. 그리고 학자로 성경 구약의 시편을 번역했다. 신학교 시절, 그는 나라의 분단을 매우 애통해 하며 눈물을 흘리셨다.

그런가 하면 군사독재 정부에 항거하여 감옥을 안방 드나들 듯 하였다. 만일 문익환 목사가 살아 계셔서 최근의 사태를 보았으면 가슴을 쓸어안으며 얼마나 기뻐하실까? 그는 군사독재 정부를 인정치 않아 여권 없이 북한에 가서 김일성주석을 만나 그의 어깨를 두들기고 통일을 하자고, 그러나 적화통일은 안 된다고 말한 후 돌아왔다. 그의 생각 속에는 순수한 민족사랑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가 되돌아 왔을 때 집권당은 그를 얼마나 비방했는가? 문익환 목사는 시대를 앞서 볼 줄 아는 선각자였다. 그의 이상과 비전은 그가 세상을 떠나서야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다.

사람은 일생을 살면서 세 가지를 잘 만나야 된다고 한다. 좋은 스승, 좋은 지도자, 좋은 부모 이다. 나는 다행히 이 세 가지를 잘 만난 것 같다. 초등학교에서 시작해 대학원까지 훌륭한 스승들을 만났고, 조국 대한민국이 모처럼 다시 만날 수 없는 지도자 문재인 대통령을 보게 되었으며, 그런가 하면 건강한 부모덕으로 70세 중반인 나이에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병원에 가지 않고 건강을 유지하고 있으니 정말로 운 좋은 사람이다.

아무쪼록 올바른 국가지도자를 통해 문 목사의 평생소원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을 보게 되었으면 한다. 그것은 한낱 꿈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그 꿈은 한발자국씩 현실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오늘 따라 나라를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히던 큰 스승 문익환 목사가 떠오른다. 그분에 대한 생각이 초여름 우거진 나뭇가지의 푸르름처럼 뒤덮여 온다.

<김길홍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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