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위험천만’ …폭염 차량 내 아동방치 사고 빈발

2018-07-12 (목) 12:00:00 남희윤 기자
크게 작게

▶ 아이 2명 방치 부모 체포, 테네시선 3세아 사망

▶ 올들어 미 전역서 23명 사망… 방심했단 큰 일

LA 지역에서도 폭염이 시작된 가운데 남가주를 비롯한 미 전역에서 어린이들이 더운 날씨 속에 뜨거운 차량 안에 방치돼 있다가 숨지거나 위험 상황에 처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부모들의 각별한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ABC 방송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7시44분께 인랜드 온타리오 지역 마운틴 에비뉴에 위치한 월마트 주차장에서 주차된 차량 안에 두 아이가 갇혀 있다는 행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생후 9개월과 한 살된 유아들을 구조했다.

경찰은 아이들을 차량 안에 방치한 엄마 곤잘레스(23)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이들이 차 안에서 30분 이상 갇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당시는 외부 기온이 109도에 달하는 폭염 상황이었으며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차 속은 122도까지 올라가 달궈져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테네시주 먼로 카운티에서는 지난 10일 스위트워터 지역의 한 주택에 주차된 차 안에서 세 살 남자아이가 숨진 사건이 발생해 현지 경찰이 조사를 하고 있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아이를 돌보고 있던 할머니는 이웃에서 잔디깎이를 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없어진 사실을 알고 찾아보니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말했다. 경찰는 아이가 차 안에서 35분 정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당시 이 지역의 외부 기온은 90도 안팎이었으나 차 속은 110도 이상으로 치솟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매년 뜨거운 차 안에 아이가 방치돼 숨지는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비영리단체 ‘키즈앤드카즈’에 따르면 올해 뜨거운 차량 속 아이 방치 사고는 23번째 발생했다. 매년 평균 37명의 아동이 이런 유형의 사고로 숨진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이같은 사고는 한인 부모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뉴저지주에서는 코스코 주차장에서 폭염 속 차량 안에 아이를 두고 샤핑을 하던 한인 엄마가 체포됐고, 시카고에서는 역시 뜨거운 차량 안에 애완견을 방치한 한인 여성이 체포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한국인 판사ㆍ변호사 부부가 괌을 여행하던 중 아이들을 차 안에 두고 샤핑을 하다가 현지 경찰에 체포된 일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어떠한 경우든 어린 아이들만 차량 안에 남겨두는 일은 매우 위험하므로 절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 밖에도 ▲어린이들이 차량 안에 갇힐 경우 경적을 울리도록 가르칠 것 ▲차량에 탑승한 아이가 외부에서 잘 보일 수 있도록 어린이용 시트를 좌석에 설치할 것 ▲차량 안에 동작 감지 센서 등을 장착할 것 등을 권고했다.

<남희윤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