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가족을 방문한 91세 멕시코 노인이 산책 도중 별다른 이유 없이 행인들로부터 집단구타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미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구타하던 사람들이 그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외쳤다는 목격자의 증언도 나왔다.
9일 CNN에 따르면 멕시코 미초아칸주에 사는 로돌포 로드리게스(91)는 지난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카운티 윌로우브룩에서 산책 도중 다수의 행인에게 일방적인 폭행을 당했다.
CNN은 로드리게스가 공원 인근을 걷다 한 여성과 어린 여자아이를 지나쳤을 때 갑자기 그 여성이 벽돌을 들고 그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남성 무리들도 이에 가세하며 그에 대한 무차별적 폭행이 이어졌다.
로드리게스는 "아이와 스치지도 않았지만 두 사람을 지나치자마자 그 여자가 나를 밀고 계속 때렸다"며 "언제 벽돌을 잡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반복적으로 맞았던 것은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여자는 남성들에게 내가 자신을 딸로부터 떼어놓으려 한다고 말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나는 살면서 아무도 불쾌하게 한 적이 없다"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손자인 에릭 멘도사는 "할아버지는 우리 집에 방문했을 때 항상 점심식사 후 근처를 산책했고, 동네 사람들도 알고 있다"면서 "이번 일로 턱과 광대뼈, 갈비뼈 2대가 부러지고 얼굴, 배, 등에 심한 멍이 들었다"고 전했다.
한 목격자는 "가해 여성은 로드리게스의 머리를 벽돌로 계속 내리치며 '너희 나라, 멕시코로 돌아가'라고 말했다"며 "내가 휴대전화로 그 장면을 촬영하려 하자 들고 있던 벽돌로 내 차를 치려고도 했다"고 전했다.
LA카운티 경찰은 성명을 통해 용의자로 여성 한 명과 3~4명의 남성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들이 저지른 범죄의 유형에 대해 각별히 우려하고 있다"며 "특히 모든 것을 목격한 4살 정도 아이가 같이 있었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거리를 돌아다니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가족들은 로드리게스의 치료비 모금을 위해 '고 펀드 미(GoFundMe)' 캠페인을 시작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