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의 쪽빛 바다를 끼고 조성된 해안로‘프롬나드 데 장글레’. 우리말로 풀이하면‘영국인의 산책로’이다.
프로방스의 자연경관과 고즈넉한 마을 분위기가 어우러진 고르드의 풍경.
두근두근, 여행은 언제나 나를 들뜨게 하지만 남프랑스로 떠나는 이번 여행은 평소보다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최근 여행의 트랜드는 로컬(현지인)처럼 여행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US아주투어가 새롭게 선보이는 ‘남부 프랑스’(10일)는 이런 로망을 현실로 이뤄주는 코스다.
첫 방문지는 스페인 접경에 자리한 요새도시 카르카손(Carcassonne)이다. 너른 포도밭을 지나면 동화 속에서 본 듯한 카르카손 성을 만나게 된다. 12세기 말, 52개 탑과 성벽으로 세워진 이 성은 마치 하늘 위에 떠 있는 ‘천상의 요새’를 연상시키며 실제로도 환상적인 스카이라인 뷰를 자랑한다.
프랑스인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 ‘아비뇽 다리 위에서’를 아시는지? 이 노래의 배경이 된 도시가 아비뇽(Avignon)이다. 권력에 밀려 로마에서 쫓겨난 교황이 1309년부터 1377까지 아비뇽에 체류했던 사건을 역사적으로는 아비뇽 유수(幽囚)라 한다.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고딕 양식의 교황청과 베네제 목사가 일생을 바쳐 지은 생 베네제 다리(Le Pont St Benezet)가 서로 지척에 자리한다. 아비뇽 다리 끝에서 바라보는 시가지 풍경은 화석처럼 뇌리에 깊이 박힐 만큼 아름다우므로 기대해도 좋다.
론강에서 동남쪽으로 거슬러 내려오면 아를(Arles)이다. 남프랑스의 대표 도시로 반 고흐의 많은 작품들이 이 도시에서 탄생했다. 아를의 밝은 색채에 감동한 고흐는 ‘밤의 카페’ ‘랑글루아다리’ ‘아를의 여인’ ‘라크로의 추수’ 등 걸작들을 그려냈다. 그래서 아를 관광은 반 고흐의 흔적을 쫓는 여정이라 해도 무리가 없다. 비록 고흐가 살았던 역전 노란 집은 포격을 당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그가 스스로 귀를 자르고 자발적으로 들어갔던 요양소에는 여전히 아름다운 해바라기의 향연이 넘실댄다.
암석 위에 지어진 레보드 프로방스(Les Baux De Provence)에서는 ‘빛의 채석장’이 압권이다. 버려진 석회암 채석장을 빛과 명화, 음악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전세계적인 전시 명소로 급부상했다. 20세기 중반까지 채석장으로 활용되었던 이곳에서는 현재 70여 개의 프로젝터를 통해 샤갈, 라파엘,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전세계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보(Baux) 가문의 전성기 시절 세워진 성채와 마을도 가히 인상적이다.
이어지는 고르드(Gordes)는 자타가 공인하는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다. 외세 침략에 대비하여 바위산에 마을을 형성한 고르드 마을은 영화 ‘어느 멋진 날’의 배경지로 스타덤에 올랐다. 아름다운 라벤더 밭을 끼고 있는 생나크 수도원에서는 포토그래퍼가 아니라도 누구나 작품사진을 남길 수 있다. 저녁 노을로 유명한 루시용(Roussillon)과도 가까워 한 번에 둘러보면 좋다.
아를이 고흐의 도시라면, 엑상 프로방스(Aix-En-Provence)는 ‘근대 회화의 아버지’ 폴 세잔의 도시다. 여전히 그의 향기를 머금고 있는 아틀리에에서는 살아생전 그가 그림 소재로 삼았던 오브제들과 대표작인 ‘생트빅투아르산’을 감상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마르세유(Marseille)는 지중해를 낀 항구도시로 기원전 600년경부터 그리스인들이 들어와 도시를 세웠다. 연중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항구에는 하얀 요트들이 유유히 떠 있다. 도시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은 ‘노토르담 성당’은 마르세유의 랜드마크! 19세기에 지어진 노트르담 성당은 비잔틴 양식을 취해 둥근 곡선 무늬로 꾸민 아치와 천장의 금박이 대단히 화려하다. 천장에 매달린 배 모형들은 선원들의 무사 항해에 대한 염원과 감사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유럽의 그랜드캐년이라 불리는 베르동 협곡을 병풍삼아 숨어 있는 무스티에 생트마리(Moustiers-Sainte-Marie). 깎아지른 듯한 절벽들 사이로 쏟아지는 하늘빛을 담은 호수에서 현지인들은 카누, 카약, 페발보트 등을 즐기며 유유자적이다. 프로방스 가정식으로 여유로운 식사까지 즐긴다면 누구나 이 마을과 사랑에 빠질 터다. 해발 635m 고지대에 위치한 이곳의 별칭은 ‘별의 마을’이기도 해서 밤에는 바위와 바위 사이에 걸린 별의 향연이 펼쳐진다.
매년 5월이면 세계적인 영화제가 열리는 깐느(Canne)는 그 유명세만큼이나 스크린의 한 장면처럼 진한 잔상을 추억으로 남겨준다. 길목에는 영화제를 알리는 포스터들이 얼굴을 내밀고, 고급 휴양지답게 바닷가에는 으리으리한 별장과 요트들이 즐비하다. 칸 영화제가 개최되는 팔레 데 페스티발 에 데 콩그레(Le Palais des Festivals et des Congres), 내로라하는 감독과 배우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별들의 길(Le Chemin des Etoiles), 칸 역사의 기념비적 건축물들이 중심을 이루는크루아제트 대로(La Croisette) 등 3백65일 축제 분위기가 연출되느 깐느에는 볼거리가 가득하다.
깐느 부근 앙티브(Antibe)에서는 파블로 피카소가 시간여행을 안내한다(실제로 앙티브는 피카소뿐 아니라 여러 화가들이 사랑한 도시이다). 이곳에 위치한 피카소 미술관은 아름다운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둥지를 틀고 있다. 그리말디 가문의 요새이자 성으로 쓰였던 건물로 1946년 이후 피카소가 머물며 작품활동을 펼쳤다. 피카소의 그림과 드로잉, 판화, 도자기 등 240여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어 더욱 특별하다.
낭만의 도시 니스(Nice)는 코발트빛 해변, 싱그러운 야자수, 따스한 지중해 햇살로 여행가들을 반긴다. 이름하야 프롬나드 데 장글레(Promenade des Anglais). ‘영국인의 산책로’를 뜻하며 실제로 영국 왕족들이 해변가에 조성한 산책로를 걸어보자.
니스에서 약 20km 가량 떨어진 생폴드방스(Saint Paul De Vence)에는 골목마다 갤러리와 아틀리에가 즐비해 걷는 것만으로 예술적 소양이 쌓이는 기분이다. 단일 마을로는 몽생미셸에 이어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마을 끝자락에서는 마르크 샤갈의 무덤도 만날 수 있다.
철학자 니체는 시력이 떨어지고 우울증에 걸렸을 때에도 이곳을 산책하는 동안만큼은 기쁨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바로13세기 로마인들의 침략을 피해 산으로 이동한 사람들이 정착해 이룬 언덕마을 에즈(Eze)가 그 주인공이다. 멀리서 보면 급사면의 바위산에 집들이 촘촘히 지어져 있어 ‘독수리 둥지의 마을’이라고도 불린다.
총 3만6천명이 살고 있는 모나코(Monaco)는 바티칸에 이어 두 번째로 작은 나라다. 여의도보다도 면적이 작지만 요트와 F1 경기가 유명하다는 것에서 유추할 수 있듯 전세계 부호들이 모이는 관광 강대국이다.
남프랑스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시간을 보지 마세요”라는 말을 한다. 예술의 향기에 취하고, 따사로운 햇살에 취하고, 아찔한 지중해 바다에 취하고, 목가적인 풍경에 취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남프랑스에 흠뻑 빠지게 될테니까…
여행 팁
‘US아주투어’는 남부 프랑스(10일) 상품을 새롭게 선보인다. 툴루즈부터 카르카손~아비뇽~아를~고르드~루시옹~엑상프로방스~마르세유~깐느~니스~앙티브~모나코까지 지중해 따라 열흘간 환상적인 여행경험을 선사한다. 출발일은 9월11일(화). 필자가 투어멘토로 동행해 고객들을 모신다.
(213)388-4000, info@usajutou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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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평식 아주투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