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년의 사랑

2018-06-13 (수) 문용철/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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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지는 로맨틱한 사랑. 앞만 보고 걸어온 삶이 몇 달 있으면 칠순에 접어든다. 이제 덤으로 살아가는 인생,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하지 말고 좋아하는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과 와인을 함께 해야겠다. 그러기에도 우리에겐 시간이 부족하다.

나이가 든다는 건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나이 들어 무슨 사랑 이야기냐 하겠지만 사랑이란 감정은 젊은이들에게만 주어진 전유물이 아니다. 노년의 우리 역시 꿈도 있고 때론 남은 불꽃을 태우고 싶어 한다.

주변의 두 친구의 상황을 한번 보자. 미스터 C는 사랑하는 아내에게 정신적인 아픔이 찾아오자 큰 사업체 다 때려치우고 아내가 꿈에 그리던 스페인에 살고 싶다 하여 그곳으로 이주하더니 그곳도 싫증난다, 또 다시 옮겨간 모로코도 싫다하여 머나먼 제주도로 이주했다 또 마음이 바뀌어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서는 오로지 부인을 위해 헌신적 사랑을 다 바쳤다.


또 다른 친구 닥터 K 경우, 노년이란 게으른 자의 이름이라며 사랑을 함께 나누면서 베풀고, 오지 곳곳을 찾아다니며 부부가 선교라는 사명 속에 봉사한다. 이런 친구가 있음은 얼마나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일인가!

우리 모두 분발하자. 잔소리, 잘난 척, 투정질 그만 하고 할머니를 이기려 들지 말고 젠틀한 노년의 면모를 보여주자. 우리 또한 자연의 한 부분인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언젠가 저 높은 곳으로 가게 될 그날까지 삶에 의미를 찾아 부단히 노력 해보자.

<문용철/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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