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65년 버려진 호국 영웅들

2018-06-09 (토) 이경주 전시사관학교 워싱턴전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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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북한 김일성의 기습남침으로 6.25전쟁이 발발하자 군번도 계급도 없는 학도병으로 자원하여 입대했다.

전투는 많은 생명을 앗아갔고 많은 부상자를 낳았고 엄청난 국가적 손실을 가져왔다. 전쟁은 적을 먼저 죽이고 빼앗고 승리의 깃발을 꽂는 것이다. 그래서 피아 필사의 공방전으로 부지기수의 사상자를 초래하는 것이다. 나도 전투 중에 적의 박격포탄에 부상을 당했으나 다행히 살아남아 부유한 나라 미국에 와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것을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있다.

지금도 6월이 오면 옛날 전쟁터를 누비던 생각이 생생하다. 소위로 임관 후 소대장이 되어서 전투 중 죽어가는 부하와 부상을 당해 고통을 부르짖던 부하를 목도했다.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아픔에 가슴에 피를 토한다.


그래도 1953년 7월 27일 포연이 멎고 155마일에 피의 능선을 긋고 휴전이 됐다. 그리고 쌍방 포로교환이 있었다. 남한정부는 휴전협정을 지켜 북한포로들의 의사에 따라 집행했으나 교활한 북한은 마땅히 보내야 할 우리 국군포로 6만 여명을 억류하고 돌려보내지 않았다. 그리고 국군 포로들을 노예처럼 아오지 탄광, 강동 해운탄광 등에 광부로 강제노동을 시켰다. 이들은 고문과 노역과 굶주림에 죽어가고 악성 질병에 걸려 치료도 받아보지 못한 채 죽어갔다.

절체절명의 때에 대한민국을 지킨 호국영웅들, 불행하게도 전쟁 중에 포로가 된 이들은 65년 세월 속에 헌 신짝처럼 잊혀진 상태다.

이들은 나라를 지킨 6.25참전 영웅이 아닌가?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억류된 6만명 중 겨우 80여명이 죽기를 다하여 탈북에 성공하고 나머지는 이래저래 죽어가며 현재 200명 정도가 있다고 한다.

양민을 학살하고 재산을 강탈한 악질 빨치산, 미전향 장기수 간첩들은 북한에 환송하고 엄청난 국고를 퍼주면서 나라를 지킨 우리 국군포로 송환문제는 일언반구도 없는가?

지난 4.27 판문점 남북정상 회담 때도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오히려 김정은은 12명의 탈북여종업원을 북으로 되돌려 보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지 않는가.

우리 모두 기억하자. 온 국민의 힘을 다해서 납북돼 있는 국군포로를 하루 속히 대한민국의 품에 돌아오게 하자. 90을 바라보는 노구들이다. 문재인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나라 위해 충성한 이들을 구출하라고.

<이경주 전시사관학교 워싱턴전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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