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한미군 주둔 문제

2018-05-12 (토) 12:40:31 문성길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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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뜨거운 감자는 북핵문제, 종전선언, 평화협정 그리고 이 모든 문제들의 순조로운 협상진행 내지 타결 완성 후 주한미군의 한국주둔 문제인 것 같다. 전에는 남북대화시 북한이 늘 선제적으로 남한에서의 미군철수를 주장해 왔으나 이번에는 이 문제에 더 이상 개의치 않고 있는 것 같다. 이유가 따로 있겠으나 우선 우리 의견도 마땅히 있어야 하기에 외국군 주둔 문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1945년 2차대전 종전과 함께 38선이 만들어지고 38선 이북에 소련군이, 이남에는 미군이 소위 해방군으로서 진주하게 된다. 36년 일제 핍박 속에 산 우리 국민이 연합군(승전국들)의 신탁통치 반대를 치열하게 외쳤던 것은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군정 이후 정부수립, 6.25동란을 겪으며 유엔의 이름 아래 미군이 유사시 한국 내 모든 군사작전권을 가지면서 상주, 오늘에 이르게 됐다.

세월이 흘러 휴전협정을 맺은 지도 65년 성상이 되었다. 폐허에서 오늘날과 같은 기적적 발전이 이루어졌다. 미국의 한국방어 약속과 이행이 없었다면 이러한 기적은 먼 훗날에나 이루어지거나 아니면 아예 기대조차 할 수 없었을 지도 모를 것이다. 그렇기에 미국의 입장에선 전후 관리한 지역과 국가들 중 가장 모범적 성공사례가 한국이며 그들로서도 연민과 애착, 자부심을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해방을 시켜준 공은 인정하고 감사하나 이런 상태가 무한정 지속되는 데는 분명 문제가 있다. 예전이 보호, 방어 차원의 주둔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다른 이유를 찾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북한도 남한과 더 이상 적대적 관계는 안 될 것이며, 더욱이 미국과 이야기가 잘 진척돼 평화협정, 더 나아가 국교수립까지 이루어지면 미군의 남한주둔 명분은 동북아 평화의 파수꾼 내지 균형추로서의 임무로 새로이 바뀌어야 한다. 아마도 중국이 가장 껄끄럽게 생각할 것이다. 바로 이때 최소한 동북아시아 지역 조정자로서 남북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예측된다. 국제적 마찰을 남북한이 주도적으로 예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로선 매년 결코 적지 않은 힘든 방위비 분담 증액요구의 질곡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미국은 우리 정부에 대해 토지 무상대여와 각종 편의시설 제공 등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남북이 화해, 협력, 공존하게 되면 엄청난 경제적 효과도 분명 있을 것이다. 첨단 군사장비 구입으로 지출되는 엄청난 예산의 일부를 남북경협과 복지 재원으로 전환하면 한반도 국민들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얼마 전 대통령 특보의 “평화협정체결 후 남한 내 미군 계속주둔 당위성 운운” 논란은 내용이나 진의가 잘못 전해졌거나, 사실이라면 시의적절치 못했을 뿐이지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 제기가 아니었던가 싶다.

<문성길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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