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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활동 진정성은 어려움으로부터

2018-05-07 (월) 데이지 민 교육 전략가/발런틴스 인턴십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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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성적만으로 아이비리그나 사립 명문대학에 입학하는 것은 힘든 일이 되었다. 성적 다음으로 중요한 대학 입학 요소는 과외활동이다. 그래서 대부분 부모들과 학생들이 과외활동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

대학 입학 사정관들도 다양한 과외활동을 통해 학생의 성향과 진정성을 보고자 한다. 많은 부모들과 학생들은 특별한 과외활동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평범한 활동 속에서 특별한 경험이 있었다면 그것이 바로 특별한 과외활동이 되는 것이고, 과외활동의 진정성이 거기서부터 나오는 것이다.

필자 학생의 예를 들어보자. 지금은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이 학생의 경우 10학년 여름방학 때까지 자신이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지 특별한 목표가 없었다.


전공이 결정되지 못한 상태에서 필자는 여름방학 동안 대학에서 하는 캠프나 인턴십보다 봉사활동을 권유했다. 워낙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었으므로 공부보다는 미래의 리더로서 남을 이해하는 스킬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봉사는 청소년 학생들에게 인내심을 가르치고,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며, 자신의 성격과 기질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 학생은 여름 방학을 이용해 4주 동안 뉴욕에 가서 빈민층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에서 데이튜터링을 시작했다. 그는 가자마자 초등학교 2학년 히스패닉 남학생을 만났다. 수학 덧셈과 뺄셈을 이해하지 못했다. 매일 아무리 열심히 가르쳐도 숙제도 해오지 않고 집중도 하지 않아 성과가 없었다. 미국에서 태어났는데도 영어를 잘 이해하지도 못했다. 일주일이 지났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학생 부모로부터 필자에게 전화가 왔다. ‘우리애가 말 안 듣는 9살짜리 남학생 때문에 속상해서 울면서 집에 오고 싶다’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가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며 나의 도움을 청했다.

나는 학생과 직접 통화했다. 초등학교 2학년, 9살짜리 남학생 한명으로부터의 변화도 이끌어 내지 못한다면, 어떻게 리더가 되어 세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생각해 보라고 조언해 주었다. 튜터링은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이다. 9살짜리 공부 안하는 남학생의 변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라고 했다.

학생은 고민 끝에 ‘7 일레븐’에 가서 롤리팝 한 봉지를 샀다고 했다. 미끼를 던진 것이다. 역시나 효과는 만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롤리팝을 스티커로 바꾸고 스티커를 모으면 장난감과 책을 주기로 하는 등 아이디어를 내어 결국 4주 만에 그 남학생은 덧셈과 뺄셈을 마스터했다.

그 학생은 “한 사람의 변화를 이끄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며 정치나 외교 쪽은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별한 과외활동이란 없다. 평범한 과외활동 속에 ‘특별한 경험’이 바로 특별한 과외활동이자 진정성이다. 과외활동의 진정성은 어려움에서 시작됨을 꼭 기억하자.

상담 문의 daisymincounselor@gmail.com

<데이지 민 교육 전략가/발런틴스 인턴십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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