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명 위협받는 고국으로 안 갈래” 아프간 첫 여성조종사 미국 망명

2018-05-02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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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위협받는 고국으로 안 갈래” 아프간 첫 여성조종사 미국 망명

미국에 망명한 아프간 전 공군 대위 닐루파르 라흐마니(27). <연합>

아프가니스탄 공군에서 복무하던 아프간 첫 여성조종사가 미국에 망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인공은 아프간 전 공군 대위 닐루파르 라흐마니(27)다.

라흐마니는 아프간 공군에서 복무하다 2015년 비행훈련 연수를 위해 미국에 입국했으며, 연수 종료 후 신변 위협을 이유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 후반부인 2016년 12월 망명을 신청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그녀가 아프간으로 돌아가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약 16개월 만에 망명을 허용한 것이다.

WSJ에 따르면 라흐마니는 조종사의 꿈을 안고 아프간군에 입대했다.

그러나 지난 2013년 조종사 교육훈련을 이수한 뒤 널리 알려진 인물이 되면서 살해위협을 받기 시작했다.

아프간 반군세력인 탈레반뿐 아니라 ‘여성조종사’는 가문에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응징을 주장하는 먼 친척들의 표적이 됐다는 것이다.

그녀의 부모를 비롯한 가족들은 신변 위협에 지금도 아프간에서 숨어서 지내고 있으며 오빠는 두 번이나 살해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다.

라흐마니는 “정말 기쁘다. 망명이 받아들여지도록 노력해준 모든 분께 감사한다. 마침내 평화롭게 삶을 살 수 있게 됐다”면서도 “이제 아프간에 남아있는 가족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미국에서도 조종사 경력을 살려 비행업무에 계속 종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라흐마니는 2015년 미국 국무부가 주는 ‘올해의 용기 있는 여성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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