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의견-오늘도 행복이어라

2018-04-30 (월) 김미라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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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초롱한 아침이 무척이나 포근하다. 적당히 불어주는 꽃바람에 싱그러움까지 덤으로 안겨오는 지금, 이것이 행복이어라.

나는 운동을 좋아한다. 특히 줌바댄스는 신나는 음악이 있어 내가 제일 즐기는 운동 중 하나이다. 사실 한국에서는 에어로빅을 수년간 했었다. 늘 해왔던 운동은 자연스럽게 이곳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일상이 되었는데, 이곳에서 찾은 줌바댄스야말로 힘든 이민 생활에 활력소가 돼주었다. 어제는 오랜만에 줌바 댄스를 시도했다.

2년 전 나는 갑작스런 뇌졸중으로 오른쪽 손과 발을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 병원에서 내린 15%라는 실오라기 같은 회복 가능성 앞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고 내가 내린 회복 100%에 도전을 시작했다.


극진한 가족들의 보살핌으로 물리 치료와 한방 치료는 물론 수영과 사우나, 아들의 마사지까지 병행했다. 그렇게 온 가족이 함께 해낸 나의 재활 프로젝트로 인해 어느 날부터인가 나 스스로 앉았고 섰으며 한발 두발 걷기를 시작해 어젠 드디어 그렇게 좋아했던 줌바댄스에 당당하게 도전했던 거다.

나는 건강을 자만했기에 내가 지금 겪는 이 편치 않은 몸이 아직도 가끔 꿈같을 때가 있다. 처음 손과 발을 움직이지 못할 때는 오른손에 제일 미안했다. 건강할 때에 귀하게 쓰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많았다.

덕분에 지금은 소소한 일상에도 감사하며 행복해하는 삶으로 바뀌었다. 요즈음은 전보다 편치 않은 손이지만 쓸 수 있음에 감사하고 달리지 못하지만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햇살이 눈부시다 오늘도 행복이어라.

<김미라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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