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차 정비업소들 “영업 안 돼” 아우성

2018-04-25 (수)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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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장률 낮아지고 첨단화로 고객 줄어

▶ 업종 전환·특화 상품으로 눈길 돌려

차 정비업소들 “영업 안 돼” 아우성

자동차 정비업체들이 영업 부진으로 인해 업종전환이나 특화된 상품을 취급하는 방향으로 수익 구조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

“수 만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기계 산업의 총아인 자동차가 이제는 가전제품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술의 발달로 인해 고장 발생률이 낮아지고 동시에 정비 기간도 점점 길어지면서 자동차 정비업체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샌디에고 카운티에서 자동차 정비업을 하고 있는 한인 업주들이 최근 들어 매출이 예전만 하지 못하다며 업종 전환이나 특화된 상품을 취급하는 방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정비업체들의 이 같은 변화는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차량과 우버나 리프트와 같은 업체들이 생기면서 일어난 사회적 현상이다.


A 한인자동차 정비업체의 B 사장은 “자동차에 장착된 전자장비가 많지 않았던 70, 80년대와는 달리 요즘은 컴퓨터, 정보기술(IT), 재료 공학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신차가 매년 수십 종씩 쏟아져 나오고 있다”면서 “기술 발전 주기도 갈수록 짧아지고 있어 끊임없이 새로운 정비기술을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첨단 정비기술이 접목된 차량들에 대한 정비를 익힌다 하더라도 수익성은 예전 같지 않다.

자동차 정비업을 하고 있는 한인 업주들은 “80년 대 이후 나온 차량들의 고장 주기에 비해 최신 자동차의 정비 주기는 정기적으로 오일을 교환하고 타이어 순환 교체 등과 같은 간단한 정비만 해도 잔고장 없이 15만 마일 이상 주행할 수 있다”며 “이런 연유로 고객이 차량 정비를 하기 위해 정비소를 찾는 주기도 길어지면서 수익 구조가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14년도 혼다 시빅 차량을 구입한 한인 김인선 씨는 “아직까지 잔고장 한 번 없어 4년 동안 오일 교환과 5만 마일과 8만 마일 정기 튠업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정비소를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터넷을 통한 자가 정비가 예전보다 많아지면서 오일이나 에어컨 필터와 같은 간단한 작업은 본인이 직접 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콘보이 한인 타운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40대의 한인 김성갑 씨는 “유투브와 같은 동영상을 검색해보면 차종별로 간단하게 정비할 수 있는 정보가 가득 넘쳐난다”며 “굳이 정비소를 찾을 필요 없이 인터넷에서 필요한 정보를 동영상을 보면서 오일 교환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1980~1995년도에 태어난 소위 ‘밀레니엄 세대’가 부상하면서 대세로 자리 잡은 온라인 쇼핑과는 대조적으로 자동차와 골프와 같은 산업이 예전과 같지 않다.


미국의 한 경제전문지는 “밀레니엄 세대들은 이전 세대와는 달리 자동차에 열광하지 않는다. 우버나 리프트처럼 신개념 택시를 이용하면서 자동차에 대한 전통적인 애정이 식어가고 있다”고 분석한 후 “대형쇼핑몰, 골프와 함께 자동차 정비 산업도 점차 사양길로 갈 수 있다”는 전망을 했다.

자동차 정비업 경기가 예전 같지 않으면서 업주들은 아직까지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지만 업종전환을 모색하거나 아예 폐업까지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C 한인자동차 정비업체의 D 모 사장은 “경기가 예전 같지 않아 업종전환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그러나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시기상조 인 것 같아 적당한 시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자동차 정비업은 다소 감소하기 했지만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첨단장비를 구입하고 정비교육을 정기적으로 받으면 정비업은 여전히 매력 있는 분야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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