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이란과 핵합의는 재앙·미친 합의”

2018-04-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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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프랑스 정상회담 직전 기자회견서 맹비난

▶ 마크롱은 “긴장고조 없어야” 핵협정 유지 요구

트럼프 “이란과 핵합의는 재앙·미친 합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그리고 그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이 백악관 발코니에서 국빈 방문 환영 행사를 갖고 있다. [A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이란 핵 합의에 대해 “재앙”, “절대 체결되지 말았어야 할 끔찍하고 미친 합의”라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째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직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미·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인 이란 핵 합의와 관련, “여러분은 이란 핵 합의에 대한 내 입장을 이미 알고 있다”며 이같이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옆자리에는 마크롱 대통령이 앉아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12일을 데드라인으로 설정, 미국이 요구하는 핵심사항들이 반영된 재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이란 핵 협정(JCPOA)에서 탈퇴하겠다고 압박해왔다.


이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이 지역에 긴장 고조나 핵확산이 없도록 확실히 하고 싶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올바른 길을 찾아야 한다”면서 이란 핵 협정 유지를 요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과의 새로운 합의를 모색하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나라(이란)가 핵무기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한다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고 이란을 향해 경고하기도 했다.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집으로 돌아갈 것이지만 강력하고 지속적인 발자취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미국의 보복 공습에 프랑스가 동참한 것에 감사의 말을 한 뒤 이같이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철군이 당장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좀 더 오랜 기간 미군이 주둔하길 요구하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동조하는 듯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시리아에서 곧 나올 것”이라고 밝히는 등 시리아 내전에서 손을 떼겠다는 의사를 피력해 왔다.

지난 3일 회견에서는 “지난 17년 동안 중동에서 7조 달러에 달하는 돈을 썼지만, 우리가 얻은 것은 죽음과 파괴뿐이다. 끔찍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미 안보 당국은 미군 철수 후 시리아에서 러시아가 영향력을 확대할 것을 우려하며 철군에 반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장과 기자회견장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옷깃에 떨어진 비듬을 손으로 쓸어내 주고, 두 차례나 볼을 맞대며 인사하는 등 두 사람의 ‘브로맨스’(남성 사이의 강한 우정)를 과시했다.

‘아웃사이더’ 출신 대통령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두 사람은 지난해 첫 대면에서 악수로 힘겨루기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으나, 이후 시리아 내전 등 국제현안에 공조하며 각별한 관계로 발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전직 포르노 여배우의 과거 성 추문과 관련, 미 연방수사국(FBI)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 수색을 한 데 대해 한 기자가 ‘코언 변호사에 대한 사면을 검토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노려보며 “멍청한 질문”이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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