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코리안 몬스터’ 가 돌아왔다

2018-04-23 (월)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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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 7이닝 2안타 8K 무실점 ‘환상 쾌투’

▶ 3연승으로 팀에서 가장 먼저 3승, ERA 1.99

‘코리안 몬스터’ 가 돌아왔다

7이닝동안 8탈삼진 2안타 무실점의 환상적 투구를 한 류현진은 최근 3번의 등판에서 모두 승리한 것은 물론 합계 19이닝동안 단 6안타로 2점만을 내주고 삼진 25개를 쓸어 담는 뜨거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AP]

류현진(LA 다저스)이 완벽한 부활을 선언했다. 난적 워싱턴 내셔널스를 상대로 7이닝을 단 2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삼진 8개를 뽑아내는 환상적인 역투로 시즌 3승째를 올렸다.

21일 다저스테디엄에서 펼쳐진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주말 3연전 시리즈 2차전에서 시즌 5번째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7회까지 단타 2개와 볼넷 3개만 내주고 삼진을 8개나 쓸어 담는 눈부신 쾌투로 다저스의 4-0 승리를 견인했다. 89개의 투구수(스트라이크 58)로 올 시즌 가장 많은 7이닝을 책임진 류현진은 다저스가 1-0으로 앞선 7회말 2사 후 자신의 타석 때 대타 키케 에르난데스로 교체됐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에이스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날 내셔널스 선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를 압도한 올 시즌 최고의 호투였다.

이날까지 최근 3차례 선발등판에서 합계 19이닝동안 단 2점만을 내주고 삼진 25개를 쓸어 담는 ‘퀄리티 스타트’ 행진으로 3연승을 거둔 류현진은 올해 다저스 투수 중 가장 먼저 3승 고지에 올랐다. 류현진이 선발 3연승을 올린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고 3경기 연속으로 8탈삼진 이상씩을 뽑아낸 것은 메이저리그 진출 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역투로 류현진의 평균자책점(ERA)은 경기 전 2.87에서 1.99로 훌쩍 내려가 다저스 선발투수 중 유일하게 ERA 1점대 선수가 됐다.


빠른 볼과 체인지업, 커터, 커브볼 등 다양한 구질을 자유자재로 구사한 류현진은 머리싸움에서 타자들보다 한 수 앞서가는 눈부신 피칭을 했다. 내셔널스는 전날 경기에서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상대로 7회동안 9안타로 4점을 뽑아내 커쇼에 시즌 3패째를 안긴 라이업을 그대로 다시 내보냈지만 이날 류현진을 상대론 철저하게 무기력했다. 2회 1사 후 맷 위터스의 좌전안타와 3회초 1사후 트레이 터너의 우전안타가 이날 내셔널스 안타의 전부였다.

류현진의 이날 가장 큰 고비이자 유일한 위기는 3회초였다. 1사후 터터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뒤 2사후 3번 브라이스 하퍼와 4번 라이언 짐머맨을 잇달아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에 몰렸는데 모이세스 시에라를 숏 땅볼로 처리해 실점없이 막았다. 이 고비를 넘긴 류현진은 이후 완벽했다. 4회엔 3명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7회말 대타와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단 한 명도 내보내지 않고 13명을 내리 잡아냈다.

한편 내셔널스 선발 스트라스버그도 7이닝 동안 삼진을 10개나 뽑아내며 5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솔로홈런 2방 때문에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날 26번째 생일을 맞은 작 피더슨이 2회말 1사 후 스트라스버그의 시속 96마일짜리 강속구를 통타, 센터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포를 쏘아 올렸고 7회말 2사 후 류현진 대신 타석에 들어선 에르난데스가 스트라스버그의 시속 95마일 강속구를 완벽하게 잡아당겨 레프트펜스를 훌쩍 넘어간 솔로포를 때리며 2-0으로 간격을 벌렸다. 다저스는 이어 8회말 코디 벨린저가 구원투수 카를로스 토레스를 투런홈런으로 두들겨 4-0으로 더 달아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류현진은 5회말 공격에서 2사 1, 2루 때 타석에 들어서 결국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긴 했지만 3구째 95마일짜리 강속구를 밀어 쳐 우익 파울라인 밖으로 살짝 벗어난 큼지막한 타구를 때려 스트라스버그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등 타석에서도 끈질기고 인상적인 모습도 보였다.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은 여러 가지 구질을 잘 믹스했을 뿐 아니라 타자들 시선의 높낮이를 계속 바꾸고 안쪽과 바깥쪽을 오가는 등 로케이션을 잘 배합하며 자신감 넘치는 최고의 피칭을 했다”면서 “그는 우리 선발진에 엄청난 힘이 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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