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폰, 마지막 챔스 무대서 퇴장 불명예

2018-04-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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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료 직전 PK 판정에 격분…“심판이 꿈 파괴해선 안 돼”

부폰, 마지막 챔스 무대서 퇴장 불명예

영국인 주심 마이클 올리버가 페널티킥 판정에 격렬하게 항의한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에게 퇴장을 선언하고 있다. [AP]

전설적인 수문장 잔루이지 부폰(40·유벤투스)이 자신의 생애 마지막이 될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퇴장을 당했다.

부폰은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벌어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2017-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판정에 거세게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고 그라운드에서 쫓겨났다.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 부폰은 이로써 은퇴선언을 번복하지 않는 한 자신의 생애 마지막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경기를 마치지 못하고 퇴장당한 불명예 기록을 남기게 됐다.

홈 1차전에서 0-3으로 패했던 유벤투스는 이날 경기 종료 직전까지 3-0으로 앞서가며 합계 3-3 동점을 이뤄 연장전에서 역사적인 대역전 드라마 희망을 키워가고 있었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하면서 모든 꿈이 산산조각 났음을 직감했다. 부폰을 비롯한 유벤투스 선수들은 영국인 주심 마이클 올리버가 페널티킥을 선언하자 일제히 달려가 그를 둘러싸고 격렬하게 항의했고 특히 부폰은 가장 격렬하게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고 말았다. 그리고 그 페널티킥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성공시키면서 유벤투스의 역사적인 컴백 시도는 허탈하게 막을 내리고 말았다.


페널티킥 판정이 나온 순간을 슬로모션으로 다시 보면 골문 바로 앞에서 루카스 바스케스(레알 마드리드)가 호날두의 헤딩 패스를 받는 순간 수비수 메디히 베나티아(유벤투스)가 뒤쪽에서 필사적으로 볼을 걷어내려고 하는 과정에서 바스케스를 넘어뜨렸다. 이 판정 하나로 승부가 갈리는 순간이었기에 유벤투스 선수들은 격렬히 항의했으나 TV 중계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페널티킥 판정이 맞았다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이 판정과 이어진 레드카드로 자신의 챔피언스리그 커리어를 불명예스럽게 마감한 부폰은 경기 후 “심판이 꿈을 파괴해서는 안된다”면서 “양심도 없다”고 강한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그렇게 경기 마지막 시점에선 100% 확실한 반칙이 아닌 이상 페널티를 부르면 안된다. 그 상황은 약 10분의 1 정도 페널티였다”면서 “우리 팀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데 한 사람이 역사적인 컴백을 분명치 않은 판정으로 모든 꿈을 파괴시켰다”고 분노했다.

부폰은 이탈리아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의 수문장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전설이다. 17살이던 1995년 11월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에 데뷔한 부폰은 이후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각종 상을 휩쓸었다. 1998-99시즌 세리에A 올해의 골키퍼 상을 시작으로 2003년 UEFA 클럽 올해의 선수상, 2006년 독일월드컵 야신상 등을 받았다.

그리고 불혹을 눈앞에 둔 지난해 10월에도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골키퍼 상을 받는 등 은퇴를 눈앞에 두고도 정상급 기량을 잃지 않았다.

이처럼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부폰이지만, 아픈 경험도 많다. 특히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생애 통산 3차례나 결승까지 진출했으나 모두 고배를 마시며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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