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 성경 창세기는 아담과 하와가 하느님께 불순종하여 우리에게 죽음을 가져 왔고 카인이 질투 때문에 동생 아벨을 죽임으로 인류 최초의 살인자가 되어 낙원에서 쫓겨나 살게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원죄를 가지고 태어난 우리는 절제하고 반성하며 살아야 된다는 뜻도 함축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많은 편견과 선입관을 가진 채 어떤 이는 착하고 어떤 사람은 나쁘다고 단정 지으며 살아간다. 요즈음의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는 선인과 악인을 너무 극단적으로 표현한다. 좋아하는 다른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아기를 가진 아내를 죽이려 했으나 간신히 살아난 아내가 변신하여 철저히 복수를 한다는 스토리도 있다. 소위 막장 드라마들이다. 이런 드라마에서는 누가 선인이고 누가 악인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현실 속에서 돈은 새로운 신앙이 되었다. 가진 자들은 귀족처럼 갑질을 하고 못 가진 자들은 한없이 초라하다. 더 많은 돈을 얻기 위해 저지르는 살인, 사기, 배반, 도둑질, 총기밀매, 마약판매, 인신매매, 장기밀매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범죄가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교회나 종교인들까지 돈을 따라가는 세태는 우리를 서글프게 한다. 교회는 우리들의 마지막 희망이기 때문이다. 악은 새로운 악을 낳는다. 종교는 인류의 양심이다. 그 종교가 부패하고 분쟁을 일으키면 세상은 더욱 어두워질 것이다.
권력자들은 자신의 힘을 이용해 재물을 갈취하고 정치인들은 총기의 난무로 아이들이 희생당하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을 징치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면서 세상은 더 혼탁해져 간다.
최근 점잖고 고상한 척 하면서 존경받아온 이들이 거짓말, 뇌물수수, 성추행 등으로 사람들의 지탄을 받는 것을 보고 있다. 지도층이 선하지 않고서 사회 전체가 맑아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누가 선인이고 누가 악인인지 구분하기가 갈수록 어려운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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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정길 /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