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력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정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스탠포드대학 숀 리어던 교수에 따르면 2013년 미국에서 부유한 학생과 가난한 학생의 성적 격차가 30년 전보다 40퍼센트쯤 커졌다고 한다.

수 십 년 사이에 부자 자녀들이 중산층이나 빈곤층 학생들보다 공부를 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주변에 보더라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모들은 자녀들을 질 높은 사립학교나 명문 공립학교에 보내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가정 형편이 넉넉할수록 자녀의 사교육이나 다양한 봉사활동 등에 더 많이 투자한다. 이렇듯 부모의 경제적인 소득이 자녀 성적과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커져가고 있다.

필자는 오렌지카운티 어바인 지역에서 컨설턴트로 10년 이상 활동했다. 어바인은 ‘한국의 대치동’이라고 불릴 만큼 사교육의 기회가 많은 도시이고 교육열이 상당히 높다.
필자는 이곳에서 오랜 기간 일하면서 경제적인 소득이 자녀 성적에 영향을 주기는 하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영향력이 줄어든다는 ‘결론과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100세 평생교육시대를 사는 우리 자녀들한테는 열정과 호기심이 좋은 성적보다 중요하고 진짜 공부는 대학부터라고 강조하고 싶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자녀를 어떻게 교육하면 좋을까?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부모는 빚을 내거나 또는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고 자녀 교육을 대충해야 하는가? 아니다. 교육에는 대충이 없으며 자녀들이 교육을 받을 권리가 부모의 지위나 소득에 따라 좌지우지 되어서도 안 된다.

우리 자녀들은 인터넷 세대다. 모든 정보와 자료가 공유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큰 돈 안 들이고도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다.

물론 학원을 보내고 개인교사가 있다면 시간을 절약하고 좀 더 효과적일 수 있겠지만, 배우고자 하는 열정만 있다면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가 무엇에 관심이 있고 어느 분야에 열정이 있는지 이를 발견하고 자극하는 것이 자녀 학교 성적을 위해 사교육에 투자하는 것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부모가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교육에 대한 조급증을 버리자. 첫 자녀보다 둘째 자녀를 키우는 것이 수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엄마 성적’이라는 말이 있다. 엄마가 갖은 노력과 정보를 동원해 자녀가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게 하는 것이다. 엄마 성적으로 좋은 대학에 가는 학생들을 많이 봤다. 하지만 학생이 배움에 대한 열정과 미래에 대한 꿈이 없으면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취업도 못하고 늦은 나이까지 방황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학교에서 실력이 부족한 선생님께 교육받은 자녀와 부모의 배움에 대한 열정을 한 번도 보지 못하고 자란 자녀 중 어느 쪽이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교육의 성공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부모가 처한 경제적 여건을 현실과 타협하기 위한 합리적인 이유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자.

진정한 공부의 시작은 대학부터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공부보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배움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을 심어주자. 이것이 소득보다 자녀 교육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daisymincounselor@gmail.com

<데이지 민 교육 전략가, 발런틴스 인턴십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