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Oh, Boy!”

2018-03-22 (목)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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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환, 공 7개로 강렬한 첫 인상

▶ 토론토 데뷔전서 위력투로 1이닝 퍼펙트, 기븐스 감독 “예리한 투구, 아주 좋았다”

“Oh, Boy!”

오승환이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경기에서 힘차게 볼을 뿌리고 있다. [AP]

빨간 새(Cardinals)에서 파랑 새(Blue Jays)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오승환(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새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경기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마침내 20일 취업비자를 얻어 시범경기 출장이 가능해진 오승환은 21일 플로리다 더니든에서 펼쳐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시범경기에서 2-2로 맞선 5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공 7개로 막아냈다. 3타자를 캐처 파울 플레이와 3루 땅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완벽한 투구였다. 이날 오승환이 던진 공 7개는 모두 스트라이크였다.

팀의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첫 상대인 3번타자 미켈 프랑코를 캐처 파울 플라이로 요리했고 이어 4번타자인 거포 카를로스 산타나를 약한 3루쪽 땅볼로 잡아냈다. 이어 5번타자 애런 올테어는 3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가볍게 등판을 마쳤다.


경기 후 토론토 지역 일간지 토론토 선과 토론토 스타는 모두 이날 오승환의 데뷔전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특히 토론토 선은 기사에 오승환의 영문 성인 ‘OH’를 활용해 놀라움을 표현할 때 쓰는 말인 ‘Oh, Boy’(어머나 세상에)라는 제목을 붙여 눈길을 끌었다.

두 신문은 오승환이 던진 공 7개가 모두 스트라이크였다는 점에 주목했고 또 오랜 기간 취업비자 승인을 기다린 오승환이 토론토에서 이틀 밤을 지내고 취업비자를 취득한 뒤 전날 더니든으로 돌아왔음에도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화끈한 모습을 선사했다고 소개했다. 오승환은 그간 불펜 투구와 라이브 피칭(타자를 세워놓고 실전처럼 던지는 훈련)로 컨디션을 조율해왔다.

오승환은 경기 후 통역 유진 구씨를 통한 인터뷰에서 “오늘이 첫 등판이었는데 구질이 나쁘지 않아 기분이 좋았다”면서 “시즌이 오늘처럼 될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결과와 관계없이 오늘은 괜찮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이어 “불펜투구와 라이브 피칭으로 시즌에 대비한 준비를 해왔는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면서 “(시범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시간동안)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구속을 끌어올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으니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잔 기번스 블루제이스 감독은 “오승환이 아주 좋아 보였다”면서 “여러 구종을 던졌는데 첫 등판임에도 아주 예리하 투구를 볼 수 있어 아주 좋았다”고 호평했다. 이어 “그(오승환)는 투구에 대한 뛰어난 감각을 갖고 있고 투구 메커니즘은 매우 훌륭하고 부드럽다”면서 “오래 기다렸지만 이젠 그가 완전히 준비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이번 오프시즌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에 합의했지만 신체검사에서 팔꿈치 염증이 발견되면서 계약이 무산됐고 지난달 말 블루제이스와 1년 175만달러에 계약했다. 이 계약에는 정해진 출장경기 수를 채우면 내년도 250만달러 팀 옵션 계약이 확정되는 조항이 달려 있어 2년간 425만달러 계약이 될 수 있다.

오승환은 블루제이스에서 클로저 로베르토 오수나의 셋업맨으로 기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오수나의 부상이나 부진의 경우엔 클로저를 맡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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