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음주운전 요주의 집단 ‘20대 남성’

2018-03-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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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미 서부에서는 20대 초반 한인청년들이 참혹한 교통사고의 주인공들이 되었다. 10일 오렌지카운티 터스틴에서는 과속 질주하던 스포츠카가 가로수를 들이받으면서 차체가 두 동강 난 채 화염에 휩싸였고, 11일 시애틀에서는 프리웨이를 역주행 하던 SUV가 마주오던 차량을 정면으로 들이받아 상대방 운전자를 현장에서 즉사하게 했다. 터스틴의 운전자 김모(22)씨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시애틀의 운전자 정모(20)씨는 중태인 상태로 차량에 의한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되었다. 불탄 고철덩어리로 남은 터스틴의 스포츠카, 파손된 채 고속도로 중앙분리대에 올라앉은 시애틀의 SUV 모두 사고당시의 충격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참사가 발생했다.

참사의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우선 술이다. 시애틀의 운전자 정씨는 술에 만취해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다 사고를 일으켰다. 터스틴 운전자 김씨의 과속 주행 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다. 술과 운전대라는 위험한 조합은 미국에서 매년 1만 여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미국에서 교통사고 사망의 1/3은 음주운전이 원인이다. 2016년 기준 미 전국에서는 매일 거의 29명이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매 50분마다 한명씩 희생되는 것이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예방 가능한 사고라는 점에서 안타깝다. 술을 마신 후 운전만 하지 않으면 방지되는 사고가 너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요주의 집단은 ‘20대 남성’이다. 법정 금지기준인 혈중알콜 0.08% 이상 상태로 운전하다 사망자가 발생한 교통사고를 보면 운전자 10명 중 거의 3명은 21세~24세 연령층이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의 4배에 달한다. 겁날게 없는 나이에 마음껏 술을 마신 채 고속으로 차를 몰다가 사고를 일으키는 것이다.


젊은 운전자들은 명심할 것이 있다. 첫째, 음주운전은 범죄라는 사실이다. 둘째,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평생 후회할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이다. 사고로 자신이 죽을 수도 있고 무고한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 사고 없이 음주운전으로 체포만 되어도 벌금 변호사 수임료 등 1만 달러 이상의 재정적 부담이 따라온다.

삶은 끝없는 선택이고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술과 운전대는 절대로 만나서는 안 될 조합이라는 사실 하나만이라도 분명하게 알고 순간순간의 행동을 선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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