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트코인 채굴 열풍’ 워싱턴주 사과 마을

2018-03-12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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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서 전기료 가장 싸 채굴자 몰려…“올해 말 전 세계 15∼20% 차지”

‘비트코인 채굴 열풍’ 워싱턴주 사과 마을

워싱턴주 컬럼비아 분지 인근 사과마을에 설치된 비트코인 채굴 컨테이너들.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자동차로 불과 3시간가량 떨어져 있는 중부 컬럼비아 분지. 인근에 수력발전소가 5개나 있는 이곳은 미국에서 전기료가 가장 싸다. 1㎾당 2.5센트에 불과해 인근 시애틀의 4분의 1, 미국 평균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게다가 추운 날씨로 과열된 컴퓨터를 냉각시킬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고, 인근에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기업의 데이터센터가 있어 미국에서 인터넷이 가장 빠른 지역으로 손꼽힌다. 이 지역이 비트코인 채굴지가 된 것은 2012년부터라고 한다.

주민들이 가상통화니 블록체인이니 하는 단어를 전혀 알지 못했던 시절에 일부 발 빠른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이곳이 최적의 비트코인 채굴장임을 눈치채고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들은 처음엔 오래된 사과창고에 수백 대의 컴퓨터 서버와 냉각시스템을 설치하고 채굴을 시작했다. 하지만 채굴자들이 계속 들어오면서 화물 컨테이너나 농장의 헛간 같은 곳도 컴퓨터가 윙윙거리는 장소로 변했다.

폴리티코는 11일 “중부 컬럼비아 분지는 비트코인 초기 단계에 형성된 가장 큰 붐 타운”이라면서 “2018년 말까지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15∼20%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 지역에서 1 비트코인 생산원가는 2천 달러로 치솟았다. 갈수록 비트코인 채굴 컴퓨팅 작업이 어려워지면서 소모 전력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채굴업자는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해 너무 상승했기 때문에 조정은 불가피하다“면서 ”그러나 이 지역은 생산원가가 코인 당 2천 달러에 불과해 수익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엄청난 돈과 이권은 부작용과 범죄를 수반한다.사과 과수원으로 알려졌던 이 한적했던 시골 마을이 비트코인 채굴자들의 대거 유입 이후 너도나도 채굴에 빠지게 된 것이다.

과수원 창고에는 사과 대신 컴퓨터와 냉각기가 설치되고 풍족했던 전기가 부족해 남의 집 전기를 도둑질하면서 소송까지 가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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