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회담” 초청에 “5월까지 면담” 의사 밝혀
▶ 정의용 실장 통해 ‘북 비핵화 의지’ 등 전달

정의용(맨 왼쪽부터)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방북 성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연합>

트럼프 대통령 /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난다. 시점은 5월 또는 그 이전이다.
한국의 대북 특사단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난 뒤 급속히 전개되고 있는 한반도 해빙 무드가 북미 정상회담 개최 전망이라는 또 하나의 ‘파격 진전’을 이뤘다.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화에 초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8일 밝혔다.
정의용 실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가능한 한 빨리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5월 안에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정의용 실장은 또 김정은이 “북한은 향후 어떤 핵 또는 미사일 실험을 그만둘 것”이라며 비핵화 의지를 밝혔다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영구적인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5월까지 김정은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의용 실장은 이같은 김정은의 구두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만남 초청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특사단과 문재인 대통령의 좋은 말씀에 대단히 감사해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회동 날짜와 장소는 추후에 결정될 예정이라고 샌더스 대변인은 전했다. 그는 또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고대한다”면서 “그 사이 모든 제재와 최대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김정은이 한국 정부의 대북 특사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조속한 만남을 희망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오는 5월 안에 만나겠다는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한반도 정세가 중대한 분수령을 맞게 됐다.
지난 2011년 권좌에 오른 이후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을 잇따라 실시하며 비핵화를 완강히 거부하던 김정은의 태도가 이처럼 돌변한 것은 북한으로 흘러들어 가는 돈줄을 바짝 죈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대북압박에 마침내 북한이 반응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온다.
정의용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최대 압박정책이 국제사회의 연대와 함께 우리로 하여금 현시점에 이를 수 있도록 하였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압박정책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나오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을 일정 부분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