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행자 사망 부르는 과속·셀폰 운전

2018-03-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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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LA시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이 80%나 늘어났다. 시 교통국 통계에 의하면 전체 교통사고 사망은 전년도에 비해 6% 감소했으나 보행자 사망은 반대로 급등한 것이다. “미국은 보행자 천국”이라던 이민자들의 감탄도 이젠 옛말이 되었고 LA의 거리는 수 천 파운드짜리 흉기가 술에 취하고, 셀폰에 정신 빼앗긴 채 비틀대며 밤낮 없이 질주하는 위험지대가 되어가고 있다.

보행자 사망은 전국적으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뉴욕·플로리다·텍사스·애리조나 등 5개주가 특히 심해 인구수는 전체의 30%인데 보행자 사망 수는 43%를 차지했다. 모든 주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20개주는 오히려 감소율을 보였다. 전체인구의 34.9%인 유색인종이 사망 보행자의 46.1%를 차지했는데 그 상관관계는 아직 밝혀진바 없다.

LA시 교통국 통계에 나타난 가장 위험한 도로 중엔 한인타운 3가도 포함되었다. 5년 전 LA가 미 전국에서 보행자 사망율이 가장 높은 도시의 하나로 랭크되었을 때도 한인타운 내 윌셔와 버몬트 교차로가 보행자 사망률이 전국평균보다 3배나 높은 최악의 지역으로 꼽혔었다.


대부분 보행자 사망의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다. 주범은 과속, 음주, 셀폰 운전 - 한마디로 무책임한, 무모한 운전이다. 차에 치였다 해도 시속 20마일의 서행이었을 경우 90%에 달하는 생존율은 40마일로 달렸다면 20%로 낮아진다. LA시 당국이 버몬트와 7가, 8가 등 사고 빈발 지역의 차량속도 제한선을 낮춘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스피드 범프와 횡단보도 표시 점멸등 설치를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음주운전이 빚는 참극과 후환을 모르는 운전자는 이제 없다. 셀폰 운전에 대한 단속과 벌금도 계속 강화되고 있다.

운전자들이 이 같은 무모한 운전이 어리석은 판단에 그치지 않는 ‘고의적 범죄’라는 인식을 더욱 강화할수록 LA의 거리는 안전해질 것이다. 위험한 차도에서 안전보다 보행권 주장을 앞세우는 보행자도 무모하기는 마찬가지다. ‘절대적’ 통행 우선권은 누구에게도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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