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스카를 안은 코폴라

2018-02-28 (수) 하은선 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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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 공식 와인 스폰서는 지난해에 이어 나파 밸리에 있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와이너리(Francis Ford Coppola Winery)다. 이날 시상식과 아카데미 공식 애프터 파티인 거버너스 볼에 초청된 유명 인사들에게 제공될 코폴라 와인은 대략 2,400병으로 1만4,000잔 이상을 서브할 예정이라고 한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와이너리는 지난 2017년 미국독립영화 축제인 선댄스 영화제에 이어 미국 최대 영화잔치인 아카데미 시상식의 와인 스폰서로 3년 계약을 체결했다. 1975년 나파 밸리의 포도원을 구입해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코폴라 감독은 42년 만에 시상식 공식 와인 스폰서가 되면서 와이너리 오스카를 거머쥔 것이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축배를 나눌 디렉터스 컷 와인 컬렉션은 ‘오스카 90회 에디션’ 두 종류. 풍부함이 특징인 2016 샤도네와 클래식한 토양의 풍미가 담긴 2015 카버네 소비뇽이라고 한다.

코폴라 감독은 1973년 영화 ‘대부’(The Godfather)로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처음 올랐고 1975년 영화 ‘대부 2’로 감독상과 작품상, 각색상 3관왕이 됐다. 그리고 1991년 대부 3부작 종결편으로 다시 감독상과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아카데미 후보 지명 14회, 수상 6회의 영화계 거장인 그는 캘리포니아주 소노마 카운티 게이저빌에 놀이공원처럼 만들어놓은 자신의 와이너리를 ‘와인 원더랜드’라고 부른다. 영화도 와인도 즐거움과 재미를 추구해온 코폴라 감독이기에 가능한 표현이다.


재미는 인류의 삶을 바꾸는 아이디어를 낳는다. 누군가는 영화를 보면서 재미있어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마시는 와인에서 삶의 즐거움을 느낀다. 2018 아카데미상은 독특한 재미에 빠져들게 하는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 영화 ‘물의 모양’(The Shape of Water)이 13개 부문 최다 후보에 지명됐다. 아카데미상의 최고 영예인 작품상 트로피가 과연 누구의 손에 쥐어질지는 3월4일 돌비극장에서 개최되는 시상식 마지막 순간에 발표되지만 개인적으로 다음 3편 중 하나에게 돌아가지 싶다.

지난해 박스오피스 5억2,560만 달러를 기록한 크리스토퍼 놀란의 ‘던케르크’(Durkirk), 토론토 영화제 관객상은 곧 아카데미상 수상이라는 공식을 다시 확인시켜줄지 모르는 ‘쓰리 빌보드 아웃사이드 에빙 미주리’(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 그리고 NBC자회사인 티켓예매사이트 판당고의 여론조사에서 최고 19%를 차지한 ‘물의 모양’(The Shape of Water)이다.

이번 일요일 오후 5시 아카데미 시상식을 225개국에 생중계하는 ABC 방송에 TV채널, 아니 디지털 플랫폼을 고정하자. 이왕이면 오스카 에디션까지는 아니더라도 프랜시스 코폴라 와인을 마시며 시상식을 시청하는 것도 보는 재미 마시는 즐거움이 있으리라.

<하은선 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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