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최근 명문대를 중심으로 오랜 입시전통의 한 축이 돼 온 레거시(legacy) 제도를 철폐하자는 목소리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아시안 학생들을 중심으로 소수계 보호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으로 인한 역차별 피해 주장이 제기돼 오던 것이 방향을 다른 쪽으로 틀고 있는 양상이다.
그렇다면 아시안 학생들은 왜 어퍼머티브 액션을 반대하는 것이고, 또 학생들 사이에서 레거시 철폐 주장이 왜 제기되고 있는 것일까?
어퍼머티브 액션은 말 그대로 놓고 보면 아시안 학생들에게도 상당히 도움이 되는 교육정책인 것으로 보여 지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많은 대학들이 대학 내 인종구성을 다양화하고 균형 잡힌 비율을 유지하려는 이 정책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실력 우위를 점하고 있는 아시안 학생들이 실력과 상관없이 불합격되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인종차별에는 확실히 반대하지만 이 제도에 근거해 라틴계나 흑인 지원자에 대한 배려가 높아지면서 아시안 지원자들에게는 도리어 불리한 상황에서 입시경쟁을 치러야 하는 형평성에 위배되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은 당연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브라운, 예일, 프린스턴, 컬럼비아 등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유명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 사이에서 레거시 제도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면서 어퍼머티브 액션 보다 오히려 더 조직적인 반대운동으로 이어질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운동에 참여하는 학생 그룹들은 아예 이 제도를 없애기 위해 대학별로 레거시 반대 동문들과 함께 연합체를 구성한다는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고 한다.
레거시란 쉽게 동문 자녀들을 일컫는 것으로 대학입시에서 동문자녀가 지원할 경우 그렇지 않은 지원자에 비해 합격 가능성이 높다. 특히 명문 사립대들은 조기전형 등을 통해 전체 정원의 적지 비율을 레거시로 충당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명문 사립대들은 동문들이 모교를 위해 기부하는 재정적인 이유를 내세우며 레거시 제도의 유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학생들은 이 때문에 일반 지원자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레거시 제도가 학교의 재정에 실제로 큰 지원이 될 정도로 의미 있는 증가를 보이지고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많은 대학들이 레거시가 입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10개 명문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레거시 지원자는 1,600점 만점인 SAT 점수에서 160점이 더 높은 것과 같은 수혜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30개 엘리트 대학들을 조사한 결과 레거시 지원자의 합격 가능성이 일반 지원자에 비해 45% 포인트가 높다는 얘기도 나왔다.
미국의 대학입시에서 레거시 제도에 대한 비판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다. 역시 가장 큰 문제는 공정성 결여였다. 그러나 명문 사립대들이 이 같은 학생들의 주장을 쉽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기부문화가 정착돼 있는 미국에서 모교를 위해 크든 작든 재정지원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이렇게 모인 재정을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학비지원을 하고 있는 현실을 무조건 외면할 수도 없다. 그만큼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라는 뜻이다.
앞으로 입시경쟁을 치러야 하는 예비수험생들에게는 이런 것들이 극복해야 할 힘든 장애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일반 지원자들이 차지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해마다 주요 사립대들의 지원자 수가 역대 최대라는 기록을 갈아치우는 상황 속에서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는 수밖에 다른 방법은 없다.
앞으로 입시제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것에 상관없이 모든 면에서 다른 사람에게 뒤지지 않는 단단한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장기적인 플랜과 실천만이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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