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대학입학 지원서를 리뷰하고 학생들과 상담하면서 느낀 것은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전공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어떤 학생들은 명문대학에 가기 위해 자신이 원하지 않는 전공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한인 학생들의 레주메나 과외활동 리스트를 보면 정말 다양한 활동들을 많이 했다. 오랜 기간 많은 활동들을 하면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지 모른다면 본인이 참여하고 있는 활동이 너무 형식적이거나 명문대 입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자.

원서를 작성하는 12학년 전에 가능하면 전공을 결정하라고 권유한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각 대학이 요구하는 에세이나 질문이 전공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왜 우리 학교에 지원했으며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설득력 있는 답을 해야 하는데 아무리 오래한 과외활동이라도 형식적이고 열정이 없다면 이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

한 예로, 병원에서 6년 동안 꾸준히 봉사하고 방학 때마다 대학 연구실에서 리서치하며 학생인턴으로 공동 논문까지 출판한 학생이 있었다. 바이오를 잘하고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막상 12학년이 되어 원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과학 전공이 아닌 사회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했다. 그 이유로는 많은 환자들을 보면서 사회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분야가 흥미로워졌다는 것이다.

과학과 관련된 과외 활동이나 수상 경력이 많았고, 학교에서 과학 성적도 우수했다. 분명 지원서는 과학에 뛰어난 학생임을 나타내고 있었지만 과학 전공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나중에 지원서를 제출하고 난 후에 학생이 과학 전공을 포기한 이유가 다른데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과학 전공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사회학 쪽으로 방향을 돌려야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다는 부모님의 의견이 작용한 것이다.

결국 조기 전형에서 실패를 보았다. 부모와 학생과 많은 대화를 통해 정시는 바이오 전공으로 지원하였다. 다행이도 학생이 원하는 대학으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았다.

대학에 가서 전공을 바꾸는 일은 흔하다. 모든 학문은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전공을 바꿨다고 해서 또는 하기 싫은 과외활동을 했다고 손해 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필자는 대학에 가서 새로운 경험과 건강한 방황을 해보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하지만 명문대학 입학을 목표로 또는 힘든 경쟁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열정을 포기하고 영혼 없는 과외활동에 시간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하다.

자녀가 혹시 대학 입학을 위해 형식적인 과외 활동을 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자녀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민해보자. 고등학교 때 자신의 열정을 찾지 못했다면 대학에 가서 찾으면 된다.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시간을 낭비할 필요도 없다.

완벽한 직업도, 완벽한 과외활동도 없다. 하지만 자녀가 어릴 때부터 다양한 과외활동과 봉사 등의 기회를 통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은 필요하다. 이는 전공 선택 시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영혼과 열정 없는 과외활동은 배움의 열정을 오히려 깎아 내릴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

상담 문의 daisymincounselor@gmail.com

<데이지 민 교육 전략가, 발런틴스 인턴십아카데미>